제1179장

서정희는 못다 먹은 파스타를 보고 두 사람이 아직 밥을 못 먹었겠다는 생각에 제안을 했다. “아직 밥을 못 드셨죠? 제가 간단하게 해드릴까요?” 결국 넷이서 파스타를 먹게 되었다. 서정희는 미안한 미소를 지었다. “죄송해요, 식재료가 없어서 대충 만들었어요.” “괜찮아요, 가끔 간단하게 먹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부남진이 웃으며 말했다. 집에 하인이 없어 염정훈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그릇을 치우고 설거지를 했다. 이를 본 부장성은 표정이 안 좋았다. 이미 이혼했지만 둘 관계는 여전한 것 같았다. 서정희는 두 사람을 위해 차를 우리고 앉아서 입을 열었다. “시간도 늦었으니 말을 길게 끌지 않을게요. 그날 우연히 각하님께서 소장한 그림을 발견했는데, 그림속 여자의 이름이 혹시 태희 입니까?” 이 이름을 듣고 부남진의 표정이 확연히 달라졌다. 그는 흥분하여 서정희의 손을 잡고 물었다. “아는 분입니까? 그 사람과 무슨 사이죠?” 그동안 자신의 추측이 전부 틀렸던 걸까? 서정희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사실 저도 모르는 분이예요.” “그럼...” “몇 년 전 갑자기 제가 아빠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친부모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는데 어느날 우연히 한 노인을 만났어요. 그분이 제가 아는 사람과 매우 닮았다고 하셨는데 그분을 통해 태희 씨의 존재를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요?” 부장성이 그녀의 손을 잡고 매우 조급한 표정으로 물었다. “누... 태희 씨는 지금 어디 있나요?” “노인은 연세가 꽤 있으셨고 글도 읽지 못했는데 정신상태도 좋지 않아 단서가 별로 없었어요. 해선시에 있는 조화로에 찾아갔는데 둘이 사는 집은 이미 양로원으로 재건설됬어요. 노인의 말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마당에 있는 대추 나무였고 태희 씨는 사라진지 오래 됬어요.” 서정희가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아시다시피 당시 군벌이 난무해 사회가 혼란스러웠어요. 정보들이 보존되지 않았고 명부도 없어 사람 하나 찾는 건 하늘의 별 따기었어요. 친부모는 찾지 못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