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80장
부남진은 신중한 사람이다. 서정희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없어 이들에게 굳이 설명을 하지 않고 일단 검사를 하라고 부장성을 재촉했다.
부녀 관계가 아니어서 Y염색체 검사를 해야만 했다.
서정희는 그저 태희 씨를 아는지 묻고 싶었을 뿐, 유전자 검사까지 갈 줄은 몰랐다.
“각하님, 설, 설마 저의...”
서정희도 생각이 복잡해졌다.
부남진은 이게 꿈일까 봐 두려웠다. 서정희가 서제평의 친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면 진작에 검사를 받게 했을 거다.
안타깝게도 변선희는 죽기 전에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서제평도 갑작스럽게 사망해서 아무도 진실을 몰랐다.
부남진은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 일단 머리키락을 장성에게 줘.”
자신의 머리카락도 뽑으려고 했는데 염색을 해서 결과에 영향을 끼칠까 봐 다른 샘플도 채취했다.
부장성은 무거운 마음으로 둘의 샘플을 가지고 검사를 받으러 갔다.
부남진과 한시안은 그동안 서로를 존중하며 지냈다. 그는 책임감 있는 아버지였고 아내한테도 다정했다. 부장성한테는 엄격하면서도 배려가 깊었다.
부장성이 느끼기에 아버지한테 한시안은 그저 책임이었고, 둘이 가끔 싸우기도 하는데 이유는 아버지가 한때 깊이 사랑했던 여자인 것 같다.
그가 아는 건 이게 전부였고 그 여자의 정체나 종적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이제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하니 만약에 서정희가 정말 그의 조카라면 그녀에 대한 자신의 감정도 내려놓아야 했다.
기다림의 시간은 매우 길었다.
부남진은 태희 씨에 대해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서정희와 염정훈을 한참 쳐다보더니 갑자기 물었다. “둘이 아직도 사귀는 사이야?”
염정훈은 앞치마를 벗고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정확히 말하면, 제가 아직 노력중입니다.”
그는 서정희가 건네준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부남진 맞은편에 앉았다.
“정희한테 미안한 일이 너무 많았어요...”
“알고 있어.”
부남진이 처음으로 남의 감정에 대해 평가를 내렸다. “넌 참 쓰레기였지.”
염정훈은 말문이 막혔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