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8장

한송이가 소란을 피운 탓에 집안 분위기가 살벌해졌다. 서정희도 그 틈에 나와 바람을 쐬었다. 어젯밤 염정훈과 불쾌하게 헤어졌기에 바로 그를 찾으러 가지 않았다. 염정훈은 재혼을 꿈꿨지만 서정희는 두 번 다시 자신에게 수갑을 채우고 싶지 않았다. 오늘은 일단 나왔으니 온 김에 낚시나 하려 했다. 물고기가 얼마나 컸는지 보고 싶었다. 전의현은 매일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내지만 서정희는 신경 쓰지 않았고 아주 냉담하게 대했다. 보양식을 사서 윤유선의 집에 보냈고 서정희를 볼 때마다 그녀는 매우 반갑게 맞았다. “정희 씨, 왔어요? 내 얼굴이 눈에 띄게 변했죠? 빨리 봐요.” 흉터가 남아 있었지만 이전보다 눈에 띄게 많이 희미해졌다. 서정희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네, 좀 나은 것 같아요. 특별히 보양식을 사 왔어요. 저번에 맥을 짚어보니 몸이 허해서 몸조리가 필요해요.” “정희 씨, 너무 세심해.” 윤유선은 사실 받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몸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는 바로 받았다. 그녀의 마음속에 서정희는 신의와 다름없었다. 격동된 얼굴로 서정희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너무 고마워요. 오늘 꼭 식사하고 가요. 정희 씨는 의사니까 미용하는 방법을 많이 알잖아요.” “그저 조금 아는 것뿐이에요.” 윤유선은 황급히 그녀를 집안으로 끌어당기더니 가정부에게 눈짓했다. “좋은 술과 반찬을 내와서 정희 씨를 대접해요.” “네.” 가정부는 몰래 전의현에 연락했다. 전의현은 서정희가 왔다는 말을 듣자마자 차를 몰고 달려왔다. 서정희는 사실 그들의 꼼수를 진작 눈치챘다. 하지만 모른 척하며 계속 윤유선과 얘기를 나눴다. “마침 오늘 친구 진찰을 하러 가야 해서 은침을 가져왔는데 정맥에 몇 개 놓아드릴까요? 그러면 많이 편안하실 거예요.” “그래요, 좋아요. 너무 좋아요.” “네, 그럼 침대에 누우세요. 침을 놓아드릴게요.” 전의현이 문을 홱 열고 들어가 보니 서정희가 한눈에 들어왔다. 지난번에 못 만난 탓에 오늘은 그녀를 꼭 보고 싶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걸 보면 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