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1장

모르는 사람이지만 서정희는 의사로서 신경이 쓰였다. 가녀린 젊은 여자의 현재 몸 상태로는 아이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내버려 두면 두 가지 결말밖에 맞지 못한다. 하나는 아이가 일정 기간 성장하면 유산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두 명 모두 죽는 것이다. 첫 번째 결과는 그나마 좋은 것이다. 서정희도 한 여자이고 아이들의 엄마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재빨리 그녀를 쫓아갔다. 상대방은 임산부라 천천히 걸었고 쉽게 따라잡았다. “잠깐만요.” 서정희는 문환희를 불러 세웠다. 다섯째 아줌마는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경계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또 무슨 일 있나요?” 서정희를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도둑을 본 것 같았다. 문환희는 얼른 제지하며 말했다. “다섯째 아줌마, 이 아가씨는 좋은 분이니 괜찮아요.” 서정희는 이 젊은 아가씨가 심성이 순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두 눈은 너무 맑았다. 설산에서 한 번도 오염되지 않은 눈처럼 깨끗해 안쓰러울 정도였다. 그런 사람에게 서정희는 늘 인자했다. 문환희는 두 걸음 앞으로 나왔다. 서정희를 바라보는 눈빛에 부드러움이 가득했다. “아가씨, 무슨 일 있나요?” 서정희도 다섯째 아줌마의 경계심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다. 상대방의 건강이라 쉽게 단정 지을 수 없어 핑곗거리를 만들었다. “옆에 아침밥 하는 집이 있는데 혹시라도 또 쓰러질까 봐서요.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 배가 고픈 문환희는 그윽한 시선으로 다섯째 아줌마를 바라봤다. “다섯째 아줌마, 저...” “아가씨, 바깥 음식은 깨끗하지 않아요. 우리 집에 가서 먹읍시다.” 그러자 서정희가 바로 말했다. “임산부가 제때 아이에게 영양분을 공급해야 한다는 거 아시죠? 만약 또 쓰러지면 배 속의 아이를 책임질 수 있겠어요?” 다섯째 아줌마의 안색이 변했다. “우리 아가씨가 임신한 것을 어떻게 알았어요?” 문환희는 신기한 눈빛으로 서정희를 바라봤다. “맞아요. 어떻게 알았어요?” “방금 손목을 잡았을 때 때마침 맥박을 짚었어요.” “의술을 할 줄 알아요?” “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