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5장

이곳은 정원이 있는 별장이었다. 겨울인데도 잘 관리되고 있었고 꽃들도 많이 심겨 있어 사시사철 꽃이 피는 곳이었다. 다섯째 아줌마는 여전히 그녀를 경계하는 기색이었다. “아가씨 몸조리만 하시고 다른 것은 많이 묻지 마십시오.” 서정희는 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아줌마, 솔직히 나에게 진찰받으러 오는 사람은 많아요. 이 집 아가씨 한 명쯤은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이고요. 같은 여자의 체면이 아니었다면 오늘 안 왔을지도 몰라요.” 다섯째 아줌마는 코웃음을 쳤다. “나이가 젊은 것 같은데 의술이 그렇게 훌륭하다고요? 게다가 어느 병원에 소속된 것도 아니잖아요. 단지 우리 집 아가씨가 심성이 고와 쉽게 사람 말을 믿을 뿐이죠.”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서정희가 방으로 들어가자 방안의 따뜻한 난방이 바로 느껴졌다. 문환희는 얼른 다가가 손을 잡으며 말했다. “신의 언니, 오셨네요. 몸이 안 좋아 마중 나가지 못했어요.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이해해요.” 서정희는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일부 하인 외에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큰 별장에 혼자 살아요?” “저...” 문환희가 대답하려 할 때 다섯째 아줌마가 얼른 다가와 말했다. “묻지 말아야 할 것은 묻지 마세요. 우리 아가씨 병만 진찰해 주시면 돼요.” 서정희는 다섯째 아줌마를 보내려고 했지만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문환희에게서 거의 한 발짝도 떨어지려 하지 않아 차마 물어볼 수가 없었다. “신의 언니, 어떻게 해야 내 아이를 지킬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 서정희와 안지 얼마 되지 않은 문환희는 그녀가 자신의 건강상태를 잘 알고 있는지 확신이 없었다. 또한 정보가 노출되면 오히려 폐를 끼칠까 봐 겁도 났다. 씩씩거리며 코를 움직인 서정희는 공기 중에 약 냄새가 배어있음을 느끼고 한마디 물었다. “무슨 약을 마시고 있어요?” “신의 언니, 코가 정말 예민하네요. 요즘 몸이 약해서 한의사가 아이를 지킬 수 있는 약을 지어줬어요. 방금 약을 다 마셔서 하인이 약 찌꺼기를 들고 나갔어요.” “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