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6장

서정희가 일깨워주자 상대방은 문득 크게 깨달은 것 마냥 말했다. “맞아요. 내 기억을 봐요. 그리고 소성에 남색에 흰색이 더해진 꽃이 있잖아요. 겨울철에만 피는. 그 꽃의 이름이 갑자기 떠오르지 않네요.” “묵란이죠. 약재로도 쓰이는데, 불면증에 도움이 돼요.” 서정희는 담담하게 보충했다. 그녀의 눈빛은 맑고도 빛났다. “의심되는 거 있으면 뭐든 물어봐요.” 자신의 의도를 알아챘다는 것을 알자 상대방은 어색하게 코를 만지더니 설명했다.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요. 어떤 약재를 찾은 거예요?” “네펜데스라는 식물을 찾았어요. 이 식물은 달빛 아래에서만 피어요. 꽃잎이 화려해서 반딧불들이 종종 몰려오죠.” 배현은 계속해서 물음을 물었지만, 서정희는 빈틈없이 답했다. “선생님, 방금 전의 일은 죄송해요. 우리 형님 성격이 너무 급해서 그래요. 만약 우리 형님의 두통을 치료할 수만 있다면 거금으로 보상해 드릴게요.” 서정희는 미간을 찌푸렸다. “저 보상 같은 건 원하지 않아요. 그냥 풀어 주세요. 그런데 대체 뭐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냥 치료만 잘해주신다면 선생님께 피해가 가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만약 잊지 말아야 할 속셈이 있다면 가만둘 수 없어요. 그리고 아무것도 묻지 말아요. 그럼 방으로 모실게요.” 배현은 앞에서 길을 안내했다. 그러다가 두 사람은 작은 방에 도착했다. “죄송해요. 여기 조건이 안 좋아서 이런 방밖에 준비해드리지 못해요. 오늘 많이 놀랐을 텐데, 얼른 쉬세요. 그리고 도망칠 생각은 하지 마세요. 만약 말을 듣지 않고 사사로이 행동했다가는 우리 형님이 불같이 화낼 거예요.” 배현은 문어귀에 서서 등골이 오싹한 웃음을 지었다. “좋은 꿈 꿔요.” 문이 닫히자 그는 바로 웃을 거두더니 옆에 있던 사람에게 말했다. “이 곳으로 가서 이 사람을 찾아봐.” “네.” 서정희는 저들이 바로 소성으로 가서 자신의 뒷조사를 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가 지금 분장한 얼굴의 보유자는 의사가 맞다. 그러나 몇 년 전에 집을 나가서 사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