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41장

다행히 바닥에 이불이 두 겹 깔려 있어 아프지는 않았다. 서정희는 화가 잔뜩 나며 속으로 사이코라고 욕했다!! 그는 여성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신동우는 눈을 부릅 뜬 서정희를 보며 말했다. “불 꺼.” 정말 상상 이상이다. 서정희는 신동우가 어떻게 이 상황에서 이런 차가운 말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화가 났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의 말대로 불을 껐다. 어둠 속에서 신동우가 차갑게 말했다. “난 잠을 잘 때 더 예민해. 위험을 감지하면 주저없이 상대방의 목을 꺽는 사람이야. 당신이 내일까지 살아있길.” 서정희도 비꼽듯이 대답했다. “참 대단하시네요. 차라리 눈을 뜨고 주무시지.” “하.” 서정희는 등지고 이불을 덮었다. 침대장을 열어 반지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고 절대 방심하면 안된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어제 밤을 새웠고 이틀동안 길을 재촉한 서정희는 피곤해서 금방 잠들었다. 잠자리까지 마련해줬으니 적어도 신동우는 당장 자신을 해치려는 생각은 없는 것 같다. 그녀의 안정적인 호흡을 감지한 신동우는 참 겁도 없는 여자라고 생각했다. 창밖의 희미한 등불에 비춘 그녀의 모습은 몸을 웅크린 고슴도치 같았다. 다음 날 날이 막 밝았을 때 서정희는 잠에서 깼다. 신동우가 침대에서 내려오자 그녀는 바로 정신이 바짝 들었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의 ‘침대’를 밟으며 옷을 입고 있었다. 서정희는 눈을 뜨지마자 남자의 탄탄하고 긴 다리와 검은 속옷이 보였고 하체 부위의 모양까지 선명했다. 침착한 서정희도 비명을 참을 수 없었다. “아, 이 변태야!” 그동안 자란 환경때문인지 신동우는 이성에 대한 의식이 전혀 없다. 그는 염정훈과 완전히 다른 타입이다. 염정훈은 도련님의 삶을 살아왔고 그는 피난민 섬에서 자랐다. 결혼을 해도 염정훈은 그녀와 잘 때 말고는 예의를 지켰고 여자앞에서 팬티만 입고 있을 일은 절대 없었다. 서정희의 비명소리를 듣고 신동우는 그녀를 보며 비웃었다. “남자를 처음 봐? 내숭은.” 서정희는 미칠 것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