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59장

신동우가 그녀의 눈앞에 손가락을 튕기며 ‘딱’하고 소리를 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서정희는 정신을 차리고 그럴싸한 핑계를 댔다. “그쪽이 이렇게 높은 분일 줄 몰랐네요.” “이제 알았어?” “그 사람이 수장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들었어요. 게다가 마성을 마음대로 드나들고 전용기도 있고 이 궁전이 어떤 곳인지도 진작 짐작이 갔어요.” 서정희가 솔직하게 말했다. 더 모르는 척하면 너무 머리가 나빠 보였다. 표정 변화가 없는 그녀를 보고 신동우가 물었다. “내가 누구인지 아는데 내가 안 무서워? 다른 사람들은 날 엄청 무서워 하는데.” “전에는 무서웠죠. 근데 그쪽이 날 정말 죽이고 싶었으면 지금까지 살려 둘 이유가 없죠. 그래서 지금은 안 무서워요. 그리고 제가 병 다 낫게 해주면 뭐든 들어주겠다고 약속했잖아요.” 어쩐지 적대적이지 않더라니. 돈 때문이었네. 신동우가 코웃음을 쳤다. “그렇게 돈이 좋아?” “이 세상에 돈 싫어하는 바보 멍청이가 있을까요? 그리고 그 돈이면 제 아이들 걱정 없이 먹고 살 수 있는데. 걱정 마세요. 병 말끔히 낫게 해줄 테니까.” 서정희는 자신의 태도 전환에 합당한 이유를 갖다 붙였다. 신동우읜 눈에 그녀는 그저 가족의 생계를 위해 헌신하는 연약한 어머니일 뿐이었다. “아. 마사지는 필요 없어요? 그동안 힘들었을 텐데.” 신동우가 그녀를 훑었다. “그쪽이 그렇게 착한 줄은 몰랐네? 그전에는 나 몰라라 해놓고?” 서정희가 멋쩍게 웃었다. “그게, 이런 거 더 많이 할 테니까 나중에 돈 좀 더 많이 줄 수 있을까요?” “돈을 너무 밝혀.” 신동우는 말과 다르게 몸을 움직였다. “너 하는 거 봐서.” 서정희는 그의 비위를 맞추는 데 전념했다. 그의 팔의 상처가 이미 다 나았기에 서정희도 다른 생각 없이 외투를 벗겼다. 신동우는 침대 중앙에 누워있었다. 서정희는 옷을 더 편하게 벗기려고 슬리퍼를 벗고 침대 위로 올라갔다. 침대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셔츠 단추를 하나씩 잽싸게 풀었다. 신동우가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기며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