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3장

아침에 그런 일을 겪은 서정희는 순식간에 그의 품에서 벗어나 거리를 벌렸다. “멀리 떨어져 계세요.” 하지만 그런 서정희의 행동이 신동우는 불만이었다. “내가 전염병이라도 돼?” 서정희는 코를 막으며 핑계를 댔다. “향수 냄새 때문에 머리 아파요.” 신동우가 고개를 내려 옷차림을 보았다. 급히 나오느라 옷을 갈아입지 못했다. 서정희는 어쩐지 기뻐하는 것 같았다. 신동우가 밖에서 욕구를 풀면 서정희를 건드리지 않을 테니 말이다. 서정희가 팔짱을 끼며 귀띔했다. “적당히 욕구를 푸는 것도 좋은데 그래도 너무 지나치진 말구요. 잘못하면 만성 전립선염을 유발하고 성기능이 쇠약해질 수도 있어요.” 신동우가 이를 꽉 악물었다. “내가 지나쳤는지 네가 어떻게 아는데.” “립스틱 자국이요. 세 가지 컬러에 그것도 다 다른 브랜드 립스틱. 그러니까 오늘 적어도 세 명은 만났단 건데 오랫동안 참았던 게 한번으로 만족이 되겠어요?” 눈앞의 여자가 부끄러움도 모르고 이런 주제의 대화를 나누고 있자 신동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넌 부끄럽지도 않아?” “저기요.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도 아니고 애만 넷이에요. 그리고 의사인 제가 알고 있는 체위만 해도 그쪽이 알고 있는 것보다 많을 걸요? 그리고 이건 다 정상적인 생리 현상이에요. 적당히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죠. 부끄러울 게 뭐가 있어요?” 말을 마친 서정희는 약재를 집었다. 한 번 잡으면 정확한 양의 약재를 잡았다. 신동우가 그녀의 뒤에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 “그럼 넌? 어떤 체위 좋아하는데?” 갑자기 높아진 수위에 서정희는 잠시 멈칫했지만 곧장 평정을 유지했다. “체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와 하느냐가 중요하죠.” 마지막 약재까지 다 잡고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며 당부했다. “샘물에 하룻밤 담그는 거 잊지 마세요.” “네.” 서정희는 손을 씻고 자리를 떠났다. 며칠 간 침과 약으로 동시에 치료를 했으니 두통은 눈에 띄게 나아졌을 것이다. 그리고 염정훈이 C국으로 온 후 기회를 봐서 약을 탈 생각이었다. 신동우가 기절한 틈을 타 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