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1장

한송이도 송환희처럼 배가 평평한 것이 임신한 티가 잘 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잠을 많이 자고 밥도 많이 먹게 되었다. 한송이는 원래도 살이 잘 찌는 체질이었다. 전에는 훈련을 하느라 체중 조절을 할 수 있었는데 최근 한 달 동안 마음 놓고 먹어버린 탓에 이미 5키로나 살이 쪄 얼굴이 동그랗게 변했다. 다행히 키가 커 뚱뚱하다기 보다는 우람져 보였다. 가뜩이나 예쁘지 않은 얼굴에 살이 붙어 더 못생겨 보였다. 송희재는 얼굴을 밝히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한송이의 얼굴을 보면 볼수록 구역질이 났다. “희재 씨, 이게 며칠 만이에요.” 송희재를 보자마자 한송이는 거머리처럼 들러붙었다. 그러자 송희재는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그는 토하고 싶은 생리적 반응을 애써 참으며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그래서 이렇게 왔잖아. 요즘 많이 바쁘니까 집에서 얌전히 기다려. 바쁜 일이 끝나면 같이 병원 가서 검진도 받고 그러자.” 한송이는 뱃살이 한껏 나온 배를 안고 있었다. “나 배 많이 나왔죠? 우리 아들 얼마나 건강하게요.” 지금 아기집은 1.5cm 밖에 되지 않아 배가 눈에 띄게 커질 시기가 아니었다. 그러니 지금 나온 뱃살은 순전히 군살이었다. 그런 한송이를 본 송희재는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예전에 한송이가 말랐을 때도 밤에 불을 끄고 그녀를 송환희로 상상해야만 관계를 가질 수 있었다. 한송이는 송희재의 손을 잡고 자신의 아랫배를 만지게 했다. 그녀가 임신한 이후로 송희재는 그녀를 다치지 않았다. 매번 한송이가 시그널을 보낼 때마다 송희재는 태아에게 문제가 생길 까봐 걱정된다는 핑계로 거절 했었고 관계를 가지지 않은 탓에 조금의 스킨십도 없었다. 한송이는 점점 불안해졌다. 송희재는 아니나 다를까 곧바로 손을 뺐다. “송이 착하지. 나 또 나가봐야 해. 퇴근하면 너 보러 올 게.” 그러자 한송이가 아침은 먹고 가라고 화를 냈다. 부잣집 아가씨의 성질을 알고 있는 송희재는 어쩔 수 없이 그녀와 함께 아침 식사를 마치고 출근했다. 송희재가 집을 나서자 한 사람이 모습을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