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5장

“아가씨!” 다섯째 아줌마가 목이 터져라 외치며 경호원들을 뚫고 오려 했지만 무리였다. 이명란이 다섯째 아줌마를 홱 붙잡더니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짓을 저지를 때는 오늘 같은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은 했었어야지. 사람이 할 일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지. 어린 것이 세상 물정 몰라서 그럴 수 있다 해도 넌 나이를 처먹고도 모른 척 동조해?” 욕을 퍼붓은 이명란이 냅다 뺨을 갈기자 서정희가 소리 높여 제지했다. “그만해요! 아줌마! 지금 실수하는 거예요!” 평소 이명란은 한송이 옆에서 자잘한 심부름을 하며 성실한 모습을 보였다. 서정희를 볼 때마다 예를 갖추고 얌전하게 굴었다. 하지만 오늘 이명란을 다시 보게 되었다. 두 얼굴을 하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사실 이명란은 평소에도 서정희에게 불만이 많았다. 부씨 집안 어른들이 지금 이 자리에 없으니 거만하게 굴었다. “정희 씨. 제가 아가씨였으면 참견 안 했을 거예요. 그쪽도 부씨 집안 사람으로서 우리 아가씨를 고모라고 불러야 할 판에 피 섞인 가족을 돕기는 망정 다른 사람 편을 들어요? 팔꿈치는 안으로 굽는 법이지 세상에 이러는 법이 어딨어요?” “아줌마. 당신들 불법 침입에 폭행까지 했어요. 잘 생각하세요. 환희 아가씨가 당신들 고소하면 콩밥 신세 면치 못할 거예요.” “정희 씨 정말 순진하네요. 고소? 콩밥? 뭘 믿고 고소해요? 이 나라가 부씨 집안 건데?” 정말 오만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었다.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송환희의 몸이 벽을 타고 미끄러졌다. 그녀의 이마에서 피가 흘렀다. 눈앞이 캄캄해지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송환희는 잃어가는 정신을 붙잡고 겨우 입을 열었다. “오해 말아요. 전 희재 오빠 여동생이예요.” “희재 오빠? 다정하기도 하네. 어떤 여동생? 잠자리 상대해주는 여동생? 정말 역겹다.” 말을 마친 한송이가 송환희의 아랫배를 세게 걷어찼다. 서정희가 경호원을 밀치고 나갔다. “임신한 사람한테 어떻게 그런 짓을…” 탕! 총소리가 울렸다. 총알이 서정희의 귀를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