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16장

한송이는 일부러 침실에서 문환희에게 폭행을 가했다. 침실에 카메라를 설치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걸 믿고 이명란은 사실을 왜곡했고, 한송이가 한 짓을 순화해서 사람들에게 말했다. 하지만 송희재가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 부남진은 차가운 목소리로 한송이를 제지시켰다. “송이를 잡아. 대체 뭔 짓을 했는지 봐야지.” 서정희도 현장에 있었기에, 송희재는 서정희가 증인으로 나서라고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서정희는 부씨 가문 사람이었고, 결정적인 순간에 나서서 문환희를 보호했기 때문에 그녀에게 어려운 선택을 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빔 프로젝트가 켜졌다. 한송이는 손으로 눈을 막았다. 화면에는 한송이가 서정희를 때리려다가 못 때리고, 그 다음 문환희를 때리는 장면이 또렷하게 담겨 있었다. 뺨을 치는 것도 부족해서, 그녀는 문환희의 머리를 잡고, 벽에 있는 힘껏 부딪혔다. 그러자 문환희의 몸이 벽에서 힘없이 무너졌고, 이마에는 피가 줄줄 흘렀다. 부씨 가문 사람들은 그걸로 끝인 줄 알았는데 더 잔인한 행동은 그 뒤에 일어났다. 한송이는 있는 힘껏 문환희의 배를 들어찼다. 그리고 문환희가 너무 아파서 몸을 돌리자 발을 그녀의 허리를 꽉 밟더니, 문환희가 아래로 피를 흘리는 데도 악행을 멈추지 않았다. “한송이!” 그 장면을 보고 송희재 뿐만 아니라 늘 냉정함을 유지하던 부남진도 화가 나서 테의블 위에 있던 찻잔을 한송이의 머리로 던졌다. 한송이는 미처 피하지 못해 이마에서 바로 피가 흘렀다. 늘 딸을 보호하기 바쁘던 한시안도 이번에는 나서지 않았다. 한시안은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를 대상으로 잔꾀를 부리기는 했지만, 저토록 잔인한 행위는 한 적 없었다. 임산부와 아이에 대한 모진 행위는 자신의 딸이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 순간만큼은 바닥에 쓰러진 생사 불명인 불쌍한 여자의 처지만 걱정됐다. 애까지 잃었으니 얼마나 마음이 찢어질까? 이명란은 얼른 다가가 수건으로 한송이의 이마에 난 상처를 감쌌다. 그러면서 관심어린 말투로 물었다. “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