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3장
진상정이 서둘러 의사를 불러와 서정희에게 드레싱을 해주도록 했다. 서정희는 모든 신경이 염정훈에게 있은 탓에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수술실 문이 열리고 한송이가 걸어 나왔다.
그녀는 씩씩하게 들어갈 때와는 달리 입술이 하얗게 질린 채로 간호사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 나왔다.
초과량의 피를 뽑았기에 팔과 다리에 힘이 빠진 것이다.
한송이는 방금 도착했을 때 너무 급하게 수술실로 들어가느라 서정희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다. 서정희가 자신을 훑어보는 시선을 느끼고 그제야 한송이도 서정희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한 눈에 서정희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
염정훈이 늘 마음에 두고 있던 그 사람이었다.
방금 수술실의 상황을 본 한송이는 어떻게 된 일인지 대충 눈치챘다. 염정훈의 능력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몸을 숨길 수 있었을 것이다.
설사 부상을 당하더라도 이렇게까지 심하게 다치진 않을 것이다.
유리 조각이 등 전체에 박혔다는 것은 한가지로밖에 설명이 되지 않았다.
누군가를 막아주느라고 다친 것이다.
그가 지키려 했던 여자가 누구인지는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미 몸이 많이 허약해진 한송이였지만 여전히 꿋꿋하게 서정희 앞으로 걸어갔다.
서정희가 입을 열기도 전에 한송이가 손을 들어 서정희의 뺨을 내리쳤다.
진상정도 한송이가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는 눈치로 한송이를 막아 섰다. “누나, 이게 무슨 짓이에요?”
한송이는 진상정을 무시한 채 서정희만 무섭게 노려보았다.
굶주린 늑대처럼 서정희를 한입에 집어삼키고 싶었다.
“네까짓 게 뭐라고 오빠가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데? 너 같은 천한 목숨은 만 번 죽는다 해도 오빠 목숨 값에도 못 미쳐!”
여전히 염정훈이 괜찮을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던 서정희가 초면인 여자한테 뺨을 맞으니 바로 정신이 돌아왔다.
게다가 그 여자의 입에서 험한 말이 쏟아져 나왔다.
서정희가 입술을 훑고는 차갑게 눈앞의 여자를 보았다. “내가 누구인지는 그쪽이 상관할 바 아니고, 정훈 씨가 뭘 선택했든 그건 더더욱 그쪽이 관여할 바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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