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9장
염정한에게 있어서 이건 큰 도전이었다. 체구가 저렇게 작은데, 이건 그의 심신에 치명적인 타격이었다.
키 큰 아이의 옆에는 아이 몇 명이 더 서 있었다.
아마 키 큰 아이가 그중 대장인 것 같았다. 키 크고 마른 걸 보면 예전에 힘든 생활을 했던 게 분명했다. 영양 부족인 것 같은데, 그의 행동거지와 표정에서 그 연령대의 아이에게 있어야 할 순진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의 눈빛에서 서정희는 늑대 무리의 왕 같은 포악함을 엿볼 수 있었다.
“저 아이는 무심이라고 해. 어려보이지만 북측 전장에서 주워온 고아야. 우리가 저 아이를 발견했을 때, 저 아이는 전장에서 시체를 먹으면서 생명을 영위하고 있었어. 그리고 독수리와도 음식을 종종 빼앗아 먹었고.”
서정희는 듣자마자 구역질이 났다.
“사람 시체를 먹어?”
“정확하게는 썩은 시체를 먹었지. 살아갈 수만 있다면 흙을 먹으라고 해도 먹을 거야. 무심은 저 아이 스스로 지은 이름이야. 저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이 없었고, 우리가 발견했을 때에는 목숨이 간당간당했어. 몸이 허약해서 한동안은 치료하다가 회복되자마자 훈련하러 왔어. 저 아이는 저 무리의 아이들을 이끄는 대장이야. 그런네 왜 우리 정한이를 괴롭히는지 알아?”
“자신이 왕이 되고 싶은데, 정한이가 인정하지 않는 거야?”
“맞아. 정한이는 어리지만 목표가 뚜렷해. 쉽게 고개를 숙이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무심이가 기회만 되면 정한이를 괴롭히는 거야.”
염정훈의 말을 듣자 서정희는 어린 정한이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했다.
무심은 팔짱을 끼더니 비소를 보였다.
“네가 어느 집 도련님이기에 아주머니가 밥까지 남겨줘? 그게 가당키나 하다고 생각해?”
무심은 염정한의 신분을 몰랐다. 그저 염정한은 올 때부터 다른 어떤 아이와도 달랐다.
피부는 우유 빛깔이었고, 체력은 같은 연령대 아이들보다 훨씬 뛰어났다.
그래서 오자마자 다들 염정한을 도련님이라고 불렀다.
염정한은 고개를 떨어뜨려 바닥에 떨어진 도시락을 지켜봤다. 그의 얼굴에 어떤 표정이 걸렸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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