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6장

더운 여름날에 태양은 커다란 불덩어리처럼 땅을 뜨겁게 달구었다. “찌익”하는 소리와 함께 나무 문이 열렸다. 양한서가 풀 죽은듯이 걸어나오자 진영이 바로 물었다. “어때요?” “상황이 좋지 않아요. 혈액 샘플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에 따르면 아주 보기 드문 독이에요. 아무래도 여러가지 독으로 만들어진 독인 것 같아요.” “어떤 독소들인지 알 수 있나요?” “실험실 부서에 연락해서 당장 테스트를 하라고 했지만 결과가 나와도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독이 심장에 퍼지지 않도록 약물을 주사해 일시적으로 지연시킬수는 있어요. 평소 대표님은 매우 조심했잖아요. 이번에는 어떻게 된 일입니까?” 진상정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 자식들이 일부러 사모님과 닮은 여자를 보내서 그래요. 지난 몇 년 동안 대표님은 아무말도 안했지만 사실은 사모님을 매우 그리워했어요! 단서가 있을 때마다 찾아갔지만 결국엔 아무것도 얻지 못했죠.” “아이구. 이번에는 정말 위험해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면 대표님이...” “이미 군의관에게 연락했으니 원해인 의사님이 직접 사람을 데려올거에요. 거의 도착할 시간이에요.” 독액은 이미 염정훈의 몸에 퍼졌고 통증이 정맥으로부터 온몸까지 느껴졌다. 그의 피부는 빨간 무늬가 나타났고 팔다리로부터 퍼지기 시작했다. 원해인이 서둘러 찾아와서 빨간 무늬를 보고 표정이 심각해졌다. “어쩌다 이런 독이?” “사고가 났어요. 아는 독인가요?” “나인이라는 독이야.” 원해인이 심각한 얼굴로 설명했다. “아홉가지의 독으로 만들어낸 독액이지. 중독된 사람은 72시간이면 죽게 돼. 피부에는 빨간 무늬가 생기고, 무늬가 심장까지 퍼지면 생명을 잃게 되는 법이지. 배신자를 처벌하기 위해 만든 독인데, 어쩌다 방심해서 이 지경으로 된거야?” 염정훈의 능력에 일반인은 몸 근처에 다가가지 못해서 해칠 기회조차 없었을텐데. “김한이 사모님과 닮은 여자를 찾아 대표님을 혼란스럽게 한 바람에...” “또 그 망할 년 때문이야!” 한송이가 화를 내며 말했다. “내가 나쁜 년이라고 말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