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1장

한송이는 몹시 당황했다. 왜 이분은 이런 반응을 보일까? “왜 그렇게 쳐다봐? 혼자서 드라마 찍고 있네.” 제숙이 비꼬며 말했다. “꼴 보기 싫으니 당장 꺼져.” 그녀는 말하면서 소희의 눈을 가렸다. “보지마, 눈만 더러워져.” 한송이는 흠뻑 젖은 채로 투덜거리며 떠났다. “참 이상한 분이야. 살리기 싫으면 그냥 싫다고 하지, 이게 뭐야. 뭘 뿌린건데 냄새가 이렇게 지독해?” 진상정은 코를 막고 멀리 떨어졌다. “누나, 멀리 떨어지는게 좋을거예요. 아마도 오래된 소변인 것 같아요. 지독한 냄새에 대표님이 쓰러지면 어떻게요.” 한송이는 울음이 터질 뻔했다. “소변?소변을 뿌리다니!” 원해인이 입을 열었다. “여긴 소변으로 악귀를 물리치는 전통이 있어.” “아니, 멀쩡한 사람한테 악귀를 물리치려고 소변을 뿌려요?” “너가 말도 안 돼는 소리를 해서 그렇지. 처음엔 아무 이상 없으셨는데 너가 약혼했다는 말을 하니까 태도가 바뀌신거야.” “평생 시집을 못가셔서 사이코패스 된 건가? 드라마에선 다 그렇게 하던데요. 사람이 애인을 위해서 부탁하면 감동 받아서 살리는 것 말이예요. 이렇게 반응할 줄은 제가 어떻게 알아요?” 자비는 커녕 소변을 뿌릴 줄이야. 그녀는 자신이 참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누나, 저기 개울이 있으니 가서 좀 씻고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요. 이젠 더 이상 갈 길이 없어요. 대표님도 하루밖에 안 남았어요.” 진영은 소변을 참으면서도 제숙한테 다시 한 번 부탁하기로 결심했다. 살릴 수 있든 없든, 죽음을 기다리는 것보다 시도라도 해야 한다. “형, 같이 가. 난 뻔뻔해서 소변이 튀여도 아무렇지 않아.” 원해인도 같이 떠나자 방안엔 양한서만 남았다. 그는 통증 때문에 옷을 꽉 잡는 염정훈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왜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요.” 한 방이면 해결할 수 있는 일인데 사모님과 닮은 얼굴 때문에 자신을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여기서 죽어도 사모님은 젼혀 모르실텐데.” 염정훈은 온몸의 장기가 독의 영향을 받아 오감을 잃고 있었다. 심지어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