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0장

한송이는 제숙의 표정을 보고 물었다. “할머니, 혹시 저희 오빠 아세요?” 제숙은 한송이와 염정훈을 번갈아서 보며 물었다. “둘이 무슨 사이야?” 한송이는 진영과 다른 사람이 입을 열기 전에 서둘러 대답했다. “저희는 약혼한 사이예요. 제발 살려주세요! 저한테 정말 소중한 사람이고 그 없이는 살 수 없어요, 피를 뽑아야 하면 제 피를 뽑으세요, 저희 혈액형이 같으니까요.” 진영과 다른 사람들은 그녀가 함부로 말을 하는게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염정훈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이니 이런 것들을 설명할 겨를이 없었다. “이 사람을 많이 사랑하니?” 제숙이 계속해서 물었다. 원해인의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방금 전부터 제숙의 표정이 이상했다. “네, 오래전부터 그를 사랑했으니 목숨을 바쳐서라도 그를 구할 겁니다.” “참으로 불쌍한 연인이구나.” 제숙은 박수라도 칠 것 같았다. “하지만 난 구할 능력이 안된다. 다른 사람을 찾아봐.” 이렇게 말하고 제숙은 이들을 쫓아내려고 했다. 어린 소녀는 옆에서 염정훈의 얼굴을 한참 쳐다보다가 제숙의 옷을 잡아당겨 애원했다. 제숙은 그녀의 손을 쓰다듬으며 달랬다. “소희야, 우린 이 사람을 구하지 못해, 어서 밖으로 보내.” 염정훈은 무언가를 느낀듯 애써 눈을 떠 그쪽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은 바이러스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다. 그저 어렴풋이 어린 소녀를 잡고있는 노인이 보였다. 어린 소녀는 그를 뒤돌아 보았지만 그는 아이의 얼굴을 선명하게 볼 수 없었다. 원해인은 제숙의 태도가 너무 급하게 바뀌었다는 것을 느껴 급하게 쫓아갔다. “할머니, 제발 구해주세요. 이렇게 죽으면 안 됩니다!” “해인아, 내가 도와주기 싫어서 그러는게 아니야. 너도 의학을 배워서 나인이 얼마나 지독한 바이러스인지 알잖아. 게다가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됬는데 내가 무슨 방법이 있겠어?” “할머니는 방법이 있는 것 알아요. 아직 하루가 남았으니 제발 시도라도 해보세요.” “시도? 어떻게 내가 감히. 그러다 죽으면 어떻게 보상하라고. 됐다, 우리 마을은 외부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