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9장

나이는 어리지만 여자아이는 마을에서 지위가 높은 것 같았고 지나가는 사람마다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진영이 관찰한 바, 사람들은 그녀를 아이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존경하는 태도로 똑바로 서서 “아가씨”라고 부르며 인사를 했다. 아이는 고개를 살짝 끄덕일 뿐 말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녀를 따라 대나무 숲으로 향했고 그녀가 손짓을 하며 잠시 기다리라고 했다. 그리고 혼자서 숲속으로 들어갔다. 대나무 숲 옆에는 작은 개울이 있었고 그 위에는 아담한 돌다리가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엔 거대한 나무가 있는데 수백 년 된 것 같았다. 나무 위에는 빨간 리본이 매달려 있고 리본 끝에 작은 방울이 묶여 있어 바람이 불면 “따르릉” 소리가 났다. 화려한 장식은 없지만 편안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한송이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말을 할 줄 모른가봐요.” 원해인이 차가운 표정으로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 “함부러 말하지 마. 그러다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를 수 있어.” 진영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붉은 그림채를 가리켰다. 한송이는 멀리 있는 녹색 눈동자를 보고 식은 땀이 났다. 숲에서 본 큰 뱀이 계속 그들을 따라나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백발의 노인이 걸어나왔고 원해인이 앞으로 나가 맞이했다. “제, 제숙 이모시죠? 저 해인이예요. 절 구해준 적이 있는데, 기억나세요?” 제숙은 나이가 들었지만 아직도 행동이 민첩하고 눈이 맑았으며 전혀 나이 먹은 티가 나지 않았다. 그녀는 어린 소녀와 비슷한 옷을 입었고 하얀 머리는 나무 핀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그녀는 활기차게 말했다. “그래, 해인아. 벌써 40년이 지났구나. 넌 변한게 없네. 내가 키 안 자란다고 했지.” 원해인은 이말을 듣고 얼굴이 빨개졌다. 당시 그는 10대였고 선생님이 중독된 그를 여기로 대려왔다. 당시 제숙은 마흔이 갓 넘은 전성기였고 또래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 성격이 발랄한 분이시고 치료를 마친 후 키가 더 이상 자랄 수 없다고 말했다. 원해인은 우유를 부지런히 마시고 농구도 열심히 했는데 키는 여전히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