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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친구들은 예민하게 반응하는 배수혁을 보고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서로 눈빛만 주고받다가 결국 한숨을 내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배수혁의 머리는 몰라도 마음은 잘 알고 있었다. 친구들의 말은 씨앗처럼 그 마음에 터를 잡고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배수혁은 독한 술을 꿀꺽 삼키는 것으로 점점 선명해지는 불안감과 후회를 떨쳐버리려 했다. 그리고 지수아와의 감정이 두텁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배수혁은 특별히 성아린과 관계를 성립한 기념일 날에 지수아를 데리고 산 정상에 자리 잡은 도시의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최상급 레스토랑으로 데려갔다. 그곳은 그해 배수혁이 성아린에게 프러포즈한 곳이었다. 같은 자리, 같은 야경으로도 모자랐는지 배수혁은 성아린이 제일 즐겨 먹던 요리까지 시켰지만 어쩐지 지수아는 이곳과 도무지 어울리지 않았다. 복잡한 식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라 나이프와 포크가 부딪치며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가 하면 요리가 입에 맞지 않았는지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원망했다. 게다가 메뉴에 적힌 외국어를 읽을 줄 몰라 배수혁이 일일이 설명까지 해줘야 했다. 한번은 흥분한 탓에 너무 큰 소리로 얘기한 나머지 옆 상에서 불만스럽게 쏘아보기도 했다. 배수혁은 지금은 비어 있지만 예전에는 성아린이 앉아 있던 맞은편 자리를 바라보며 기억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 그해 성아린은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그 자리에 앉아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레스토랑 한가운데 있는 피아노를 마주하고 앉아 <꿈의 결혼식>이라는 연주곡을 연주해 사람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너무나도 어여쁜 모습에 배수혁은 설레지 않을 수 없었다. 눈이 부시게 빛나는 성아린은 로맨틱한 분위기와 참 잘 어우러졌지만 지금은... 배수혁은 지수아가 입에 묻은 소스를 닦으려고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고 귀엽다고 생각하는커녕 왠지 모를 짜증과 슬픔에 휩싸였다. 정성스레 준비한 저녁 식사는 결국 난감하고 무료한 분위기 속에서 끝나고 말았다. 1년 후, 지수아는 아들을 낳았다. 아버지가 된 배수혁은 잠깐 기뻤지만 갓 태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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