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그녀는 마치 오래 억눌러온 원한을 한 번에 쏟아내려는 사람처럼 광기에 젖은 웃음을 터뜨렸다.
차가운 바닷바람이 스쳐 갔고 강도윤의 온몸에는 피가 굳어버리는 듯한 냉기가 퍼져나갔다.
평생처럼 믿어온 복수의 기반이, 10년 동안 묵묵히 견뎌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강도윤은 복수 대상을 잘못 고른 것이었다.
민세희의 아버지는 부모님의 죽음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범인이 아니었고 오히려 조그마한 죄책감 때문에 강도윤을 집으로 들여 입양까지 한 사람이었다.
그 사실은 단단한 쇠칼이 끝없이 반복해서 심장을 도려내는 것 같았다.
민소정은 웃음을 멈추고 차갑게 그를 내려다봤다.
“도윤 씨가 진실을 알고 괴로워하는 얼굴을 꼭 보고 싶었어요. 민세희는 죽을 때까지 도윤 씨가 복수하려고 그러는 줄 알고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어요? 쌤통이지!”
요트는 칠흑 같은 바다 위를 천천히 떠다니고 있었고 엔진 소리는 낮게 울려 퍼졌다.
강도윤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
바닷바람이 양복 사이로 파고들었지만 추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심장 깊숙한 곳에서부터 퍼져오는 끝없이 차갑고 공허한 감각만이 전신을 잠식하고 있었다.
강도윤은 민제훈이 쓰러지던 순간, 냉담하게 서 있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민세희가 떨리는 손으로 응급 전화를 걸던 모습,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끊임없이 동결된 카드를 긁던 모습, 마지막 희망을 붙잡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던, 그 절망의 순간들까지 파도처럼 밀려왔다.
민세희는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아버지에게 모든 걸 의지하며 살아온 아이였다는 것을.
민세희의 세상에서 아버지가 어떤 존재였는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복수라는 이름의 광기에 매달려 눈앞에서 아버지가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
도와달라는 모든 시도를 끊어냈고 마지막 의지처마저 무너져 내리는 순간을 냉정하게 지켜봤다.
그 일련의 끔찍한 일들이 없었다면 민세희는 여전히 밝고 화려하며 응석받이의 민씨 가문 아가씨였을 것이다.
민씨 가문의 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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