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9장

하지만 나영재는 서울 지사에 간다고 하지 않았던가? 왜 또 그녀의 집에 간 거지? 심사숙고 끝에 그녀는 휴대전화를 꺼내 쓰레기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소희는 나영재가 집에서 뭘 하는지 알아야 했다. 만약 공적인 일이라면 돌아가지 않겠지만 그녀의 일이라면 돌아가야 한다. 전화가 울렸을 때 안 회장님은 나영재와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안소희가 전화한 것을 보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소희의 이름을 부르기도 전에 안소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서 비서랑 통화하는 척해요.” “무슨 일이야.” 안 회장님은 곧 무슨 말인지 알아듣고 공적인 일을 처리하는 척했다. 안소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직접 물었다. “나영재가 지금 아빠한테 있어요?” “그래.” 안 회장님은 말하는 내내 들키지 않으려 노력했다. 안소희가 이 말을 물었을 때도 나영재를 보지 않았다. 그는 앞에 있는 이 젊은이가 얼마나 똑똑한지 잘 알고 있었다. “구실을 만들어서 베란다에 가서 전화 받아요. 뭐 좀 물어볼 게 있어서 그래요.” 안소희는 분명하게 말했다. 안 회장님은 어쨌든 다년간 비즈니스 쪽에서 일한 사람이라 연기 따위로는 그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였다. 그는 휴대전화를 들고 나영재에게 말했다. “먼저 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어.” “알았어요.” 나영재는 의심하지 않았다. 소희 아버지는 침착하게 걸어갔는데 전혀 의도를 드러내지 않았다. 베란다에 도착해서 문을 닫은 후에야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보배 딸에게 일을 그르칠까 봐 걱정했던 그였다. “베란다에 왔어.” “연희가 그러는데 나영재가 뭘 많이 가져왔다면서요?” “그래…” “뭔데요?” “보양식, 소장품 같은 거야.” “그걸 왜 줘요?” 안소희는 이해하지 못했다. 소희 아버지는 조금 켕겨서 침을 꿀꺽 삼켰는데, 말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그는 잘 알고 있다. 안소희가 알게 되면 그녀는 틀림없이 화를 낼 것이다. 안소희도 재촉하지 않고 아빠의 대답을 기다렸다. “걔가...” 소희 아버지는 잠시 뜸을 들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