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3장

'맞아.' 그 말을 듣자 나영재는 그 생각부터 떠올랐다. 나영재는 항상 마음속으로 자신이 놓아주지 않으면 안소희는 끝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일 뿐이다. 그는 사실대로 말할 수 없다. 만약 그렇게 대답하면 안소희가 반드시 화낼 것이다. "아니."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 내 삶을 방해하지 마." 안소희는 여전히 협상하고 싶다. 그녀는 나영재와 맞서고 싶지 않다. 여러 면에서 그녀는 합리적인 결정을 선호하지만, 나영재는 협의한 일이 아니면 철저히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왜 나랑 재혼하기 싫은 거야?" 나영재는 소유욕을 뿜어내며 안소희를 바라보았다. "허가윤이라면 내가 먼저 사과할게." 안소희는 말이 없었다. 그때 안소희가 고개를 들었다. "우리는 같은 부류의 사람이 아니야."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믿음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녀, 서도훈, 은우, 그리고 다른 친구들도 믿음을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어떤 면에서 나영재와 흡사하다. 바로 쉽게 누군가를 믿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친한 친구 사이가 되면 무조건 신뢰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기에 서로에게 등을 보여줄 수 있다. "서도훈은?" 나영재가 차갑게 그 이름을 언급했다. 안소희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침묵 때문에 나영재는 안소희에게 서도훈은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방 안에는 차가운 분위기가 맴돌았다. 거실의 온도가 선명하게 떨어지는 것 같았다. 안소희도 나영재와 대화하고 싶지 않았고 나영재도 화가 나 대화하고 싶지 않았다. "3개월 동안 생각할 시간을 줄게." 나영재는 이렇게 고집부리면 안 될거 같아 침묵을 깼다. "3개월이 지난 뒤에도 거절하면 난 내 나름대로 방법을 써 재혼하게 할 거야." "강요하는 거야?" 안소희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협박을 제일 싫어한다. 그때 나영재가 덤덤하게 말했다. "지금 네가 날 사지에 몰아붙이는 거야." "나는 너랑 재혼하지 않을 거야." 안소희는 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