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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장

나영재는 나 회장과 나영우에게 동시에 빈축을 사게 된 것을 알지 못했다. 안연희와 함께 떠나려는 안소희를 나영재가 붙잡았다. "도망가게?" "내가 왜 도망을 가?" 나영재가 왜 이러는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아 안소희는 혼란스러웠다. "방금 할아버지가 하는 말 들었지?" 나영재는 그윽한 눈빛으로 힘주어 말했다. "3개월 안에 너와 다시 만나지 않으면 정략결혼해야 해." 안소희가 반문했다. "그래서?" "아직도 나 혼자만의 일이라고 생각해?" 나영재는 안소희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안소희는 태연했다. "그럼 아니야?" "애초에 네가 잘하지 않았다면 할아버지가 널 지금까지 잊지 못하는 일은 없었겠지. 덕분에 나는 마지막 가치를 다 하기 위해 끌려가서 정략결혼을 해야 하는 처지이잖아?" 나영재는 일련의 문제를 쏟아냈다. 나영재는 안소희가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태도였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안연희는 옆에 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전형적인 구경꾼의 모습이었다. 두 사람의 싸움에는 끼어드는 것이 적합하지 않기도 했고 끼어들 수도 없었다. "안소희." 나영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리움과 서늘함을 담아 입을 열었다. "사람이라면 양심이 있어야지. 내가 정략결혼을 하게 된다면 절반은 네 책임이야." 안소희는 나영재의 뻔뻔함에 기가 막혔다. "되게 뻔뻔한 거 알아?" "저번에 널 귀찮게 하지 않겠다고 했던 약속 조건을 바꿔. 할아버지가 내 정략결혼을 포기하기 전까지 넌 내 옆에 있어야 해." 기세 좋게 말을 뱉어낸 나영재는 안도감을 느꼈다. 며칠 동안 후회를 거듭했다. 왜 자신에게 아무런 유익함도 없는 안소희의 요구를 승낙했는지 후회가 되었다. 만약 세 번을 이기지 못한다면 평생 안소희와 함께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런 생각이 떠오르자 안소희의 첫사랑과 백태환이 계속 그녀의 곁을 맴돌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나영재는 마음이 어수선했다. 안소희는 미간을 찡그리며 한 마디를 던졌다. "꿈 깨." 말을 마친 안소희는 자리를 떠나려 했지만 나영재가 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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