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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장

“난 남자야.” 남지현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날 괴롭힐 사람도 없고.” 있다면 그대로 주먹을 날리는 성격이었다. 이 바닥에서 자신과 싸워 이길 사람은 손에 꼽았다. “응응, 넌 남자야. 네 말이 맞아.” 성진영은 성의가 전혀 없이 건성으로 대답했다. “….” 남지현은 할 말을 잃었다. 두 사람은 또다시 한동안 대화를 이어갔고 남지현은 그제야 내내 마음속으로 묻고 싶었던 질문을 했다. “성진영,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아?” “좋아한다는 거?” “응.” “몰라. 난 연애도 못 해 봤단 말이야.” 성진영은 진지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내가 여태까지 본 걸로 보자면, 한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밤낮으로 생각나고, 좋은 게 있으면 사주고 싶고 기쁜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알려주고 싶은 마음인 것 같아.” 남지현은 멈칫했다. 그런 마음은… 없었던 것 같았다. “너 안소희 씨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자각 못 한 거야?” 성진영이 툭 뱉었다. 남지현은 그 말에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어 머뭇거렸다. 그도 자신이 사장님을 좋아하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었다. 성진영이 말한 것 같은 상황은 없었지만 사장님이 늘 잘되기만 바라는 마음은 있었다. “정 네 마음을 모르겠으면 아주 간단하게 측정할 방법이 있어.” 성진영은 다 안다는 것 같은 얼굴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다른 사람이랑 있는 걸 봤을 때 기분이 나쁜지 아닌지 보는 거야.” ‘조금 나빠.’ 남지현은 속으로 대답했다. 사장님이 결혼하고 또 이혼한 것을 알았을 때 그는 나영재가 사장님을 아끼지 않은 것에 흠씬 두들겨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 외에 별다른 감정은 없었다. 하지만 사장님이 진이준을 비서로 임명했을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일에 함께 행차하는 것을 기분이 조금 안 좋았다. “왜 그래?” 성진영은 남지현이 멍하니 앉아 아무 말이 없자 그의 얼굴을 콕 찔렀다. “아니야.” 남지현은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할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성진영은 무슨 로맨티스트처럼 말을 했다. “그래도 모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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