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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장

참 고민이었다!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이, 안소희는 이미 진이준의 재촉을 못 이겨 안으로 들어왔다. 신발을 갈아신고 안으로 들어온 그녀는 창가에 서 있는 두 사람을 보자 미간에 의아함이 스쳤다. “거기서 뭐해요?” “형부 보고 있었지.” “사위 보고 있었지.”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대답했다. 저도 모르게 한 말에 두 사람의 얼굴에는 난처함이 잠깐 스쳤다. 안재명은 헛기침하며 연신 해명했다. “내 말은 너한테 아주 잘해주니까 사위 후보 중 한 명으로 삼아도 되겠다는 말이지.” “….” 안소희는 어이가 없어져 위층으로 걸음을 옮기며 한마디 했다. “그 사람은 제 대장일뿐이에요.” 말을 마친 그녀는 옷을 갈아입으러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다시 내려오자 안연희는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며 쪼르르 달려왔다. “언니, 오늘 여자 친구 연기는 좀 순조로웠어?” “그럭저럭.” “다음에 또 할 거야?” “아니, 계속 거짓말을 하는 건 안 좋아.” 안연희는 안재명과 슬쩍 시선을 마주했다. 안재명도 자신의 딸에게 조금은 알려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대로 가다간 감정적인 면에서 계속 남에게 속기만 할 것 같았다. “소희야.” “네?” “아빠가 너랑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 지금 괜찮겠어?” “말씀하세요.” “내가 보기엔 네 대장은 너를 좋아하는 것 같다.” 안재명은 그 말을 할 때 살짝 떠보듯 말했다. “이성적으로 말이다.” “네?” 안소희는 그 말에 어리둥절해졌다. 아버지는 대장을 본 적도 없지 않아? 안재명은 안소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단박에 알아챘다. “비록 만난 적은 없지만, 남자는 남자가 잘 알지 않으냐? 너에게 여자 친구인 척해달라고 했던 것만 봐도 너를 좋아한다는 걸 알 수 있어.” “오해세요.” 안소희의 담담한 대답에 안재명은 왠지 상처받았다. “날 못 믿는 것이냐?” “요즘 젊은 사람 중에는 애인인 척 다른 사람을 집에 데려가는 경우가 흔해요. 지인 중에 못 찾으면 돈을 내고 사람을 고용하는 경우도 있고요.” 안소희는 아주 덤덤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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