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6장
이번 대국에 나영우도 옆에 있었다.
나영재는 일사불란하게 안소희의 지시에 따라 바둑을 두었다.
“너 이 녀석, 언제 희야의 기법을 몰래 배운 거야?”
나씨 어르신 정도의 수준은 상대의 기풍에 대해 아주 잘 파악했다.
“설마 너 몇 달 동안 계속 서울에서 희야와 바둑을 둔 것이야?”
“보고 싶어 하시는 걸 알고 기풍에 대해 연구했었죠.”
나영재의 연기는 늘 그렇듯 완벽했다.
“이러면 그 사람을 대신해서 할아버지랑 대국할 수 있잖아요.”
“흥.”
나씨 어르신은 이미 그와 정상적인 교류 모드로 돌아갔다.
“애초에 내 말을 들었으면 어떻게 이혼까지 했겠어. 멍청한 녀석.”
“네.”
나영재는 얌전하게 말을 들었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나씨 어르신은 나영재를 노려봤다.
‘재미없게!’
예전엔 욕을 할 때면 시원하게 욕을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지당하신 말씀이라는 말 한마디에 하려던 말들이 전부 되돌아갔다.
화가 치밀었다.
그 뒤로 두 사람은 두 번의 대국을 이어갔다.
나중이 되자 나씨 어르신은 근심이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너… 희야를 다시 데려올 생각이냐?”
“네.”
“거절당할까 봐 걱정되지는 않고?”
“애초에 제가 잘못을 했으니까요. 현재의 충격과 방해가 얼마나 많든 전 계속 노력할 거예요.”
“너도 참.”
나씨 어르신은 안소희가 점점 더 그리워졌다. 그동안 안소희가 곁에 없으니, 뭔가 빈 것만 같았다.
“내 그 조은 손주가 너 때문에 화가 나서 떠나버렸잖아.”
그는 정말로 안소희가 자신의 손녀였으면 바랐다.
그렇게 된다면 소녀는 늘 자신의 곁에 있을 테고 나영재라는 손녀사위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서라도 자주 자신을 찾아올 테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만나든 말든 그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에게는 그런 복이 없어, 그렇게 좋은 손녀가 없었다.
“영재야.”
“네?”
“희야 그 녀석이 보고 싶구나.”
나씨 어르신은 손에 바둑알을 들고 있었지만, 시선은 기판 너머의 한때 자신과 바둑을 두던 안소희를 보고 있었다.
그 즐겁고 한가하던 시간은 이제 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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