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7장
나영재는 안소희에게 답장도 전화도 하지 않고 곧바로 성진영에게 물었다.
"네가 여자 친구랑 싸워서 여자 친구가 화를 내면 달래줄 거야?”
"전 여자 친구가 없어요.”
성진영은 진지하게 말했다.
"만약."
"누구의 잘못인가에 의해 다를 것 같아요. 만약 제 잘못이라면 달래겠지만 여자 친구의 잘못이라면 남자로서 한 발정도 물러서 줄 수는 있어요.”
"만약 여자 친구가 너와의 연락을 모두 차단하여 너에게 달래줄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나영재는 또 물었다.
성진영은 나영재와의 대화를 간단한 잡담이라고만 생각하고 별생각 없이 말했다.
"그러면 찾아가서 직접 얘기하죠.”
이런 일은 만나서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핸드폰으로 주고받는 차가운 문자는 상대방이 어떤 심정 어떤 표정으로 썼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까 만약 좋아하는 사람이 연락이 안 닿으면 다른 방식을 시도한다는 거지?"
선진영은 나영재의 속마음을 알 수가 없었다.
성진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비슷해요.”
"알았어."
나영재도 더 이상 성진영과 잡담을 할 생각이 없었다.
“가서 쉬어.”
성진영은 당황스러웠다.
그는 사장이 매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디가 잘못됐는지는 형용할 수 없었다.
"사장님."
성진영은 조심스럽게 불렀다.
나영재는 조각 같은 얼굴로 나른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더 할 말 있어?”
“소희 씨한테 정말 연락 안 하시나요?”
성진영이 걱정하는 건 역시 이일이었다."
“소희 씨가 방금 사장님에게 세 번씩이나 전화한 건 보신 거죠?”
안소희의 성격상 전화를 연속 두 번 하는 건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었다.
이렇게 연속 세 번씩이나 전화를 거는 걸 보면 사장님도 소희 씨의 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영재는 얇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봤어.”
"연락 안 하실 건가요?”
성진영이 물었다.
"네가 그랬잖아. 누군가가 날 진심으로 좋아한다면 연락하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한다고.”
나영재는 기대가 섞인 말투로 말했고 예전의 무뚝뚝했던 사람과는 사뭇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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