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2장
나영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화가 치밀어 올라 죽을 지경이었다.
안소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
“필요없어.”
그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거절했다.
“필요할 때 말해.”
안소희가 되받아쳤다.
그녀의 말에 나영재는 가볍게 콧웃음을 쳤다. 그가 이렇게 화가 나는 건, 바로 안소희가 너무 직설적이기 때문이었다. 하도 직설적이어서 나영재는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몰랐다.
“심서한테 연락하지 않았어?”
나영재는 갑자기 무슨 결정을 내렸다. 이건 나영재가 안소희에게 건네는 마지막 시험이었다.
“심서한테 내 상태를 점검하게 하려는 거야? 기억을 빨리 되찾아라고?”
“응.”
“그럼 나랑 게임 하나 하자. 그러면 나도 협조할게.”
“무슨 게임?”
“내일 문자를 보낼게. 넌 내가 보낸 안내에 따라 행동하면 돼.”
나영재는 자신의 마지막 계획을 실행하기 시작했다.
“이번 일은 단 우리 둘만 알고 있어. 네가 게임이 끝날 때까지 내 행동에 협조해 준다면 난 앞으로 무슨 일이든지 네 말을 들을 거야.”
“그래.”
안소희가 대답했다.
일대일 게임이니 그녀는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잠시 후, 나영재는 테이블 위의 모든 물건을 정리하고, 일이 끝난 다음 안소희에게 자기와 함께 밖으로 나가자고 제안했다.
안소희도 그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
나영재가 격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은 분명히 그녀에게 있어서 아주 좋은 일이지만, 무엇 때문인지 안소희는 마음이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 마치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안소희.”
“응?”
“전에 나랑 진이준이 동시에 위험에 처하면, 오직 한 명만 구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나를 구해주겠다고 했잖아. 그말 진심이야?”
나영재가 물었다.
“진심이야.”
“그럼 내가 위험에 처했을 때, 네 목숨을 바쳐야 한다면?”
“그럼 기꺼이 바꾸겠어.”
안소희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그 말에 나영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마음속의 복잡한 감정이 점점 누그러들고 있었다.
“네 친구들과 가족들을 버릴 수 있어?”
“아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