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1장
그렇게 아침을 먹을 동안, 나영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밥만 먹었다. 그건 안소희도 마찬가지였다.
밤 9시 정각.
두 사람은 드디어 식사를 마쳤다.
“이제 말할 수 있어?”
나영재는 깍지 낀 두 손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지금 입고 있는 옷차림 때문인지 현재 나영재는 아주 차분해 보였다. 그는 깊은 눈빛으로 안소희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뭘요?”
“왜 나를 데리고 온 거야?”
나영재는 직설적으로 물었다.
“당신이 나랑 함께 오고싶어 했잖아.”
안소희가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 계열 회사 호텔에 묵은 것도 내가 방 키로 당신 방 문을 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어?”
만약 다른 그룹의 호텔이라면 방에 나영재가 묵었을 때 그녀는 쉽게 방 키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나영재는 정말로 안소희가 자신의 속셈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아니.”
나영재는 부인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안소희가 자신의 생각을 알아맞힌 것에 대해 조금 기쁘기 그지없었다.
“내가 그곳에 머문건, 단순히 안진 그룹의 약점을 잡고 싶어서였을 뿐이야.”
“그럼 내가 오해한 거군.”
안소희가 말했다.
“일어나. 지금 사람을 시켜 너를 돌려보내도록 할게.”
그녀의 말에 나영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나영재는 상대방의 입장을 잘 고려해주는 사람이었다. 그는 설령 정말 화가 난다고 해도, 안소희가 애를 써서 그를 데리고 왔으니 후에는 아무 소란을 피우지 않을 것이다.
“네가 돌아가라고 하면 돌아가야해? 왜?”
담담한 말투였지만 그는 여전히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었다.
나영재는 화장을 하지 않았는데도 여전히 차갑고 예쁜 안소희의 얼굴을 보며 천천히 그녀를 불렀다.
“안소희.”
그의 말에 안소희는 그를 올려다보았다.
“날 여기로 데려온 건 날 받아줄 생각에서지?”
나영재는 안소희의 답이 예전과 똑같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단념하지 않았다.
“아니.”
안소희는 여전히 거절했다. 하지만 자신의 말이 나영재를 자극할까 봐 뒤에 한마디 덧붙였다.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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