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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4장

안소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문서현의 터무니없는 생각에 그녀는 잠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녀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문서현이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내가 한 말이 모두 사실임을 보증할 수 있어. 나를 제발 믿어줘.” “응.” 안소희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 말에 문서현은 잠시 멈칫했다. 그녀는 자신이 잘못 들은 건 아닌지 두 귀를 의심했다. “나… 나를 믿는 거야?” “앉아서 말해.” 안소희는 그녀의 말을 믿었다. 그녀는 문서현의 손을 잡는 순간부터, 문서현은 그저 자신에게 칼을 보여주려고 했을 뿐, 그녀를 죽이려고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누군가를 죽이려면 앞으로 돌진하는 힘이 있어야 하는데 문서현의 팔은 그저 정상인의 힘만 있을 뿐, 과도한 힘은 들어가지 않았었다. 그럼에도 안소희가 말을 아낀 이유는… 바로 문서현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고마워.” 그 말에 문서현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마치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넌 정말 좋은 사람이야.” 잠시 후, 안소희는 칼을 다시 가방 안에 넣으며 말했다. “말해 봐, 어떻게 된 거야?” “하씨 가문 둘째 아가씨가 나한테 그렇게 하라고 지시한 거야.” 문서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안소희가 자신을 믿는다고 말한 이후로 그녀에 대한 호감도가 점점 상승했다. “하세연은 내가 너를 죽인다면 내가 원하는 삶을 살게 해줄 거라고 약속했어. 게다가 나를 무죄로 만들어줄 거라고 하더군.” “그 말을 믿어?” 안소희가 물었다. “반신반의했지.” 문서현은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말했다. “계약서를 쓴 것도 아닌데, 하세연 말이 진짜인 줄 어떻게 알겠어?” “그거 때문에 나를 죽이지 않은 거야?” “물론 아니지.” 문서현은 재빨리 대답했다. 그녀는 괜한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았다. “이건 단지 작은 이유들 중 하나일 뿐이야. 내가 너를 죽이지 않은 것은 내가 원하는 삶이 네 죽음 위에 세워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 이런 삶은 손에 얻어도 안심하고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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