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3장

"뭔데." 우기는 자연스럽게 물었다. "네가 시월을 낳던 날 유정원이 왔었는데, 나는 그에게 너의 출산 예정일을 말한 적이 없어. 스스로 왔어." 안소희는 그녀가 선택할 수 있도록 그녀에게 사실을 말했다. “네가 분만실에서 나오기 전에 숨어버렸어.” 우기는 멈칫했다. 감정 기복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사람은 감성적이고 상처가 나으면 아픔을 잊는다. 그녀는 한참 동안 침묵한 후에야 입을 열었는데, 말투에는 쉽게 알아차릴 수 없는 복잡한 정서가 서려 있었다. "오는 것도 정상이지 필경 유정원이 시월의 아빠잖아.” 안소희는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그녀는 유정원이 우기를 위해 왔다는 것을 알고 있고, 우기도 스스로 알고 있었다. 이 말을 한 것은 그녀가 유정원과 어떤 감정적인 관계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내려가서 시월에 관해 이야기할게.” 우기는 흘러내린 긴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이성적으로 말했다. 안소희는 걱정 말고 다녀오라 했고 그녀를 도와 아이를 돌봤다. 침대에서 곤히 자는 아기를 보자 안소희의 입꼬리는 저도 모르게 올라갔다. 손을 뻗어 아기의 얼굴을 찌르고 싶었지만, 아기가 잠에서 깰까 봐 두려워 겨우 참았다. 그녀는 휴대전화를 꺼내 진이준에게 메시지 한 통을 보냈다. 시월이가 깰세라 안소희는 시끄러워지지 않도록 프로그램을 가동해 특수 알림음을 잠시 꺼두기도 했다. 안소희:[우리 애는 언제 낳죠?] 이때 진이준은 자기 비서에게 모든 일을 맡기고 있었다. 안소희가 보낸 메시지를 접한 그는 손에 일을 놓고 입가에 미소를 띠며 답장했다. [혼인 신고만 하면 언제든지.]고백, 연애, 프러포즈, 약혼, 결혼, 임신, 출산. 이 과정이 흐트러져서는 안 된다. 곽 비서는 서류를 안고 기다리다가 도련님의 표정을 보며 도련님이 사모님께 메시지를 보내고 있을 거라는 대담한 추측을 했다. "도련님." "먼저 가서 일 봐, 이따가 다시 부를게.” 진이준은 곽 비서가 다급해하는 줄 알고 먼저 말을 꺼냈다. 곽 비서의 호기심은 활활 타올랐다. “안 급해요, 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