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5장
“좋네.”
나영재는 갈라진 목소리로 씁쓸하게 두 글자를 내뱉고는 잔에 든 술을 단숨에 비웠다.
그와 안소희 슬하에도 자식이 하나 있다면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물론 그 생각이 들자마자 바로 단념했지만 말이다.
어쩌면 아이가 없는 지금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
그와 안소희 슬하에 정말 아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결말을 바꿀 수는 없었다. 안소희가 다른 사람을 만나기도 더 힘들어질 터였고.
그가 안소희에게 행복하고 평범한 생활을 줄 수 없다면 그녀의 현재 생활을 망쳐서도 안 되었다.
“천천히 마셔. 난 먼저 가볼게.”
나영재가 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술을 몇 잔 홀짝이긴 했지만 전혀 취해 보이지는 않았다.
“천우도 강성에 있어. 내가 불러줄게.”
“아니야.”
술을 마실 기분이 아니었던 연청원이 말했다.
나영재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을 나섰다.
어쩐지 나영재의 컨디션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
나영재가 걱정되었던 연청원은 성진영에게 나영재한테 무슨 일 있냐는 문자를 보냈다.
고작 두 달도 안 되는 시간에 나영재는 완전 딴사람이 되어있었다.
돌아오는 답장은 제너럴했다. 상사의 사적인 일을 아무에게나 쉽게 발설할 수 없으며 설사 상사의 친형제일지라도 말할 수 없다고 말이다.
답장을 보냈을 때 마침 안에서 걸어 나오는 나영재의 모습이 보였다.
“대표님, 차에 타십시오.”
나영재는 어두운 표정으로 성진영과 함께 차에 올라탔다.
여느 때처럼 나영재는 뒷좌석에, 성진영은 운전석이었다.
“대표님, 더 마시고 싶으시면 조금 더 마시세요.”
여전히 정신이 또렷해 보이는 나영재를 보며 성진영이 입을 열었다.
“제가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그러니 취해서 집에 돌아가지 못할 걱정은 하지 마시고요.”
전에 연청원에게 나영재가 술을 적게 마시게 해달라고 부탁한 건 나영재가 밥을 별로 먹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빈속에 술을 마시면 위가 상하니까 말이다.
연청원이 나영재가 밥을 먹었다고 한 뒤에야 성진영은 비로소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나영재는 이미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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