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6장

"내가 뭐?" "너 너무해!" 채민우는 지금 심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고 괴롭고 화가 났다. “내려놓았다면서? 왜 갑자기 번복하는 거야.” 채민우는 최근에 잘못한 것도 없고, 더욱이 그녀를 화나게 한 것도 없다. 왜 갑자기 마음이 변했지? 방금까지 멀쩡했는데! "학창 시절 좋아했던 그 사람을 한 번도 놓은 적 없거든.” 현지는 그와 눈을 마주치며 진지하게 말했다. “현지야！” 채민우는 화가 나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는 자신이 바보라고 생각했다. "혹시 육 씨 집안 도련님이 너에게 무슨 말이라도 했어?" 채민우는 밥도 먹지 않고 이유를 추측하기 시작했다. “그놈은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 이렇게 된 이상, 계속 그놈을 좋아하는 건 아무 의미 없잖아.” 이럴 때도, 그는 여전히 그녀를 욕하고 비난하기 아까웠다. 그냥 화가 났다. 채민우는 자신이 그녀를 잡을 능력이 없어 화가 났다. 만약 전에 그녀에게 마음을 표시하지 않고, 자신이 그녀를 좋아했던 일을 말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여전히 좋은 친구일까? 그녀가 이렇게 말하면 채민우는 그녀에게 함께 있자고 강요할 수가 없다. "채민우." 현지 그의 이름을 부르며 반짝이는 두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너는 세상에서 제일 바보스러운 놈이야.” "뭐...”채민우는 한순간 말을 찾지 못했다. "가장 멍청한 놈.” “뭐？” "내가 학창 시절에 좋아했던 그 사람을 계속 좋아하고, 그 사람과 결혼해서 아이를 낳을 생각까지 한다면 어쩔래.” 현지는 가장 부드러운 말로 가장 아픈 말을 했다. 채민우는 온몸이 굳어졌다. 한참 뒤에야 그는 비로소 눈을 피하며 복잡한 심경으로 입을 열었다. “놓아줄게.” "나에게 프러포즈 안 할 거야?” "안 할 거야."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다. 프러포즈하는 건 채민우의 마지막 자존심까지 짓밟는 것이다. “그래.” 채민우는 말이 없었다. 식탁 전체는 무거운 분위기에 무서운 적막함만이 맴돌았다. "그러면 아직도 날 좋아해?” 현지 또 묻는다. "날 뭐로 보는 거야?” 채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