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3장

“밖으로 나가서 우리 진씨 가문 사람이라고 하지 마.” 진이준 아버지는 또 한마디 덧붙였다. “진우 그룹에도 가지 마. 창피해.” “네, 알았어요.” 진이준은 단번에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천천히 말했다. “앞으로 저는 안씨 가문 사람이에요.” 그 말에 그의 부모님은 전부 어리둥절해했다.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것에 중독됐어?” 두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네.” 진이준은 시원하게 인정했다. 그의 표정에는 오만함으로 가득했다. “누구든지 한번 경험해보면 반드시 중독되고 말걸요?” 이 말과 동시에, 그는 가족들의 미움을 한몸에 받게 되었다. “이준아, 이건 정말 해서는 안될 짓이야.” 진이준 어머니는 어떤 일들은 두 사람만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전부 정도라는 게 있다. “다른 일은 네가 어떻게 하든 우리는 전혀 상관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청혼만큼은 어떻게 소희가 먼저 하게할 수 있어?” 그 말에 진이준의 눈이 파르르 떨려왔다. ‘설마 그들이 이것만 말하고 다른 건 말하지 않은 건가?’ “소희가 먼저 청혼한 건, 소희가 다른 사람의 말에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야.” 진이준 어머니는 안소희를 정말 좋아했다. 마치 그녀를 친딸로 여길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 넌 소희 남자친구니까 소희 명성도 고려해야지. 여자가 먼저 남자한테 청혼을 했다하면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 진이준 어머니가 말했다. 그 말에 진이준은 목소리를 낮춰 나지막하게 말했다. “여자가 남자한테 매달린다는 인상을 주고, 가치가 떨어지며 나중에는 아주 비참한 결과를 맞이하게 될 거예요.” “알면서도 소희가 너한테 청혼하게 한 거야?” 진이준 어머니는 대뜸 화를 냈다. 안소희는 외부의 소리에 신경 쓰지 않을지 몰라도 그들은 신경 쓰고 있었다. 두 사람은 안소희처럼 좋은 여자애에게 유언비어의 영향을 받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럼, 솔직히 말해. 혹시 마음이 변한 거야?” 진이준 어머니는 여전히 이것이 마음에 걸렸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