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화
하민아는 하지안 앞에서 사실을 떠벌린 얘기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두루뭉술하게 둘러댔다.
“하지안 팔자가 얼마나 좋은지. 마침 그 시간대에 어르신이 돌아왔어요. 어르신은 하지안의 아이가 건우 씨 아이라는 걸 믿지 않으시지만 하지안이 건우 씨 아이가 맞다면서 꼭 낳게 해달라고 했어요.”
그 말에 가만히 앉아서 듣고 있던 하지석도 참지 못했다.
“이런 썩을 년. 진작 죽여버렸어야 했는데!”
서혜민도 이를 꽉 깨물고 욕설을 퍼부었다.
“더러운 피가 섞인 주제에 팔자는 좋네. 차건우를 속인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제길!”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에요.”
하민아가 큰 소리로 외쳤다.
“중요한 건, 내가 건우 씨랑 어르신 앞에서 건우 씨 아이를 임신했다고 얘기한 거예요.”
“어머나.”
서혜민은 너무 놀라서 입을 틀어막았다. 그리고 하민아의 뒤통수를 가볍게 때리고 얘기했다.
“너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왜 그런 수습하지도 못할 거짓말을 하는 거야.”
“제가 거짓말을 하고 싶어서 한 줄 알아요? 어르신이 제 다리를 부러뜨리고 우리 가문을 경성에서 내쫓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얘기한 거라고요. 제가 임신했다고 얘기하지 않았다면 여기서 여유롭게 TV나 보고 있을 수 있겠어요?”
“그럼 이제 어떡해.”
서혜민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굴렀다.
“그럼 차건우랑 식사하면서 술을 먹여. 그리고 임신을 하는 거야. 차건우는 젊고 팔팔하니까 하루면 충분할 거야.”
“늦었어요. 건우 씨한테 그날 호텔에서 임신한 거라고 했어요. 그렇게 따지면 전 이미 임신 4개월 차예요.”
“...”
“...”
하민아도 조급해져서 울면서 얘기했다.
“아빠, 엄마. 제발 방법 좀 대봐요. 만약 건우 씨가 임신이 가짜라는 걸 안다면 우리 셋 다 죽게 될 거예요.”
하지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혜민도 하민아와 함께 눈물을 흘렸다. 하지석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본 서혜민은 욕설을 퍼부었다.
“말이라도 해 봐요! 당신 딸이잖아요!”
사모님으로 살다가 곧 죽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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