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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이윽고 하민아는 또 뒤따라온 장호건에게 눈치를 주었다. “이따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죠?” “걱정하지 마세요.” 장호건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일만 마무리되면 걱정 없이 살게 해줄게요.” “감사합니다.” 거실에서 고용인들이 물건을 옮겨오는 모습을 본 차준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조심해요! 그 안에 물건이 얼마나 비싼데! 망가뜨리지 말고!” “...” 하민아의 목소리는 쨍쨍하고 날카로웠다. 그 목소리가 점점 다가오는 것을 느낀 하지안은 눈살을 약간 찌푸렸다. 차준혁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목소리도 크고 시끄러운 게, 교양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바둑을 내려놓던 차준혁이 소리 질렀다. “시끄럽다!” 하민아는 놀라서 멈칫했다. 차준혁이 집 안에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할아버님...” 차준혁은 어딜 봐도 마음에 안 드는 하민아를 훑어보고 차갑게 얘기했다. “어르신이라고 불러.” 하민아는 고개를 떨구고 얘기했다. “어르신...” 하민아는 속으로 차준혁을 죽어라 욕했다. ‘누가 할아버지라고 부르고 싶어서 부른 줄 알아? 곧 죽을 나이면서 왜 저렇게 정정하대? 지금은 참지만... 얼른 죽어버려!’ “기억해. 네가 건우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하니 널 차씨 가문 저택으로 들인 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네가 차씨 가문 사람이 된 건 아니야. 알겠어?” 하민아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차씨 가문의 사모님은 지안이야. 네 신분을 잘 명심하고 선 넘는 일 없도록 해. 뭐든 다 지안이의 말을 들어야 해. 만약 네가 지안이 머리 위로 올라가려 한다면 아무리 건우가 있다고 해도 내가 널 내쫓을 거다.” 하민아는 이를 꽉 깨물었다. 하지만 티를 내지 않고 부드럽게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어르신. 어르신과 언니 덕분에 아이를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걸요. 차씨 가문 저택에 머무를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만으로도 저는 영광입니다. 절대로 언니를 괴롭히지 않을 거예요.” 하지안은 무표정으로 그 말을 덤덤히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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