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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화

하민아의 차가운 명령에 진 집사는 약간 당황했지만 이내 감정을 가다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민아가 입꼬리를 올려 웃으면서 얘기했다. “언니, 오늘부터 같은 지붕 아래서 살게 되었으니까 앞으로 잘 부탁해.” 하지안은 하민아를 무시해 버렸다. 하민아는 하지안의 배를 보면서 더 크게 웃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배가 납작했는데 이제는 점점 태가 나오네? 많이 먹어. 그래야 아이가 예쁘게 크지.” 하지안은 경계 하면서 배를 그러안았다. “뭘 하고 싶은 거야.” “아무것도 안 하니까 걱정하지 말고 아이나 잘 챙겨.” 하민아가 눈을 깜빡였다. “할아버지가 경고하셨어. 언니 배 속의 아이한테 문제가 생기면 영원히 차씨 가문에 들여놓지 않겠다고. 내가 내 앞길을 망칠 만큼 멍청한 사람인 줄 알아? 게다가 나도 임신했으니 내 배 속의 아이를 위해서라도 착하게 살아야지. 그러니까 앞으로 잘 지내자.” 말을 마친 하민아가 위층으로 올라갔다. 소파에 앉은 하민아는 과일을 먹으면서 본인의 방을 구경했다. 이건 그저 시작일 뿐이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하민아는 하지안의 그 자리를 빼앗아 올 것이다. 하민아가 차씨 가문 저택에 들어온 이후, 하지안은 하민아가 허튼수작을 부릴까 봐 걱정했다. 혹여나 하지안의 배 속의 아이에게 나쁜 짓을 할까 봐서였다. 하지만 하민아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 눈 깜짝할 사이에 5개월이 지나갔다. 이른 아침. 아침을 먹은 뒤 하지안은 갑자기 배가 아프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꾸 따끔거리더니 이내 다리 사이에서 액체가 주르륵 흘렀다. 두 손으로 의자 손잡이를 꽉 잡은 하지안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 모습을 본 진 집사가 다가왔다. “지안 씨, 무슨 일입니까?” 하지안은 겨우 입술 사이로 소리를 뱉어냈다. “아파요... 애가 너무 아파요...” 진 집사가 고개를 숙여 확인하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 “양수가 터졌다! 얼른 사모님을 모시고 병원으로 가! 그리고 어르신과 도련님께 연락드려!” 계단에서 내려오던 하민아는 그 얘기를 듣고 피식 웃더니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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