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화
“십 분?”
하재은은 두 손으로 포동포동한 얼굴을 받치며 물었다.
“엄마, 십 분이 얼마나 길어?”
하재은은 아직 어려서 시계도 볼 줄 모르고 시간 개념도 없었다.
하지안이 부드럽게 속삭였다.
“숫자를 1에서 600까지 세면 10분이야.”
하재은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민했다.
“600까지 세야 해? 그럼 나 지각하는 거 아니야?”
“지각 안 할 거야. 재은아, 먼저 가서 옷 입어. 엄마 조금만 더 잘게.”
5분 후 하지안은 일어나서 세수했고 하재은은 이미 알아서 교복까지 갈아입었다.
하지안이 아침을 다 먹고 고개를 돌리자 하재은이 나무 빗을 들고 쪼르르 달려왔다.
“엄마, 머리 묶어줘.”
시간이 촉박한 탓에 하지안은 하재은의 머리를 간단하게 하나로 묶어줬다.
그러자 하재은이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엄마, 나 오늘 눈이 커 보이지 않아?”
“엄마 닮아서 그래.”
하지안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엄마, 바보.”
하재은이 눈을 굴리며 말했다.
“머리를 너무 세게 묶어서 그래.”
하지안은 말문이 막혔다.
누굴 닮아서 이렇게 똘똘한 걸까?
아파트를 나와서 하지안은 자기와 딸에게 헬멧을 씌운 후 스쿠터를 타고 유치원을 향해 달렸다.
아파트에서 유치원까지 거리가 멀지 않아 하지안은 특별히 스쿠터를 사서 하재은의 등하교를 바래다주었다.
하재은은 뒷좌석에 앉아 치즈 스틱을 먹으며 말했다.
“엄마, 나 오늘 생일이야.’
하지안이 대답했다.
“알지. 좀 있다가 케이크를 주문해서 유치원에 보낼게.”
“싫어. 유치원에서 보내고 싶지 않아. 엄마랑 단둘이 보낼 거야. 촛불 디너로 준비해줘.”
하지안은 딸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재은아, 촛불 디너가 뭔지 알고 말한 거야?”
하재은이 대답했다.
“응. 데이트할 때 촛불을 켜고 같이 저녁 식사하는 거.”
하지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이런 거 다 어디서 배운 거야?”
“텔레비전에서.”
대화를 나누는 사이 두 사람은 금세 유치원에 도착했다.
하지안은 하재은을 들어 바닥에 내려놓았다.
이미 유치원 정문에는 많은 아이가 모여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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