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화
하재은은 눈을 붉힌 채 백나연을 따라 무릎을 꿇고 엉엉 울었다.
“저는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없었어요. 엄마 혼자서 저를 키우셨어요. 돈도 벌고 제 병도 고쳐주시느라 정말 힘드셨어요. 세상에서 제일 좋은 엄마예요! 아저씨, 우리 엄마를 보내주세요, 네?”
옆에 서 있던 차동연마저 작은 얼굴을 굳히고 제 아버지를 사납게 쏘아보았다.
차건우는 싸늘해진 얼굴로 아들을 노려보았다.
이 녀석, 제 식구는 내팽개치고 남의 편을 들어?
차건우의 표정은 더욱 험악해졌다.
분명 하지안의 뜻대로 무릎 꿇고 쓰러진 건데 어째서 자신이 천하의 죽일 놈이 된 거지?
차건우가 말이 없자 하재은은 숨이 넘어갈 듯이 흐느끼며 더욱 서럽게 울었다.
“저 치료 안 받을래요! 아저씨 골수도 필요 없어요! 우리 엄마만 돌려주세요!”
차건우는 눈앞에서 눈물범벅이 된 하재은을 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아이는 예쁘장하게 생겼지만, 하지안이 어디서 굴러먹던지 모를 놈과 낳은 자식이라고 생각하니 도저히 정이 가지 않았다.
한문호는 먼저 하재은을 흘깃 보고는 차건우를 쓱 훑어보았다.
어찌 된 영문인지 두 사람이 어딘가 묘하게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곧 그 황당하고 터무니없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떨쳐버렸다.
장난기가 발동한 한문호는 일부러 아이를 떠보았다.
“엄마랑 치료 중 하나만 골라야 해. 엄마를 선택하면 치료는 못 받는 거야. 치료 못 받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알아요.”
하재은이 말했다.
“죽어요.”
한문호가 물었다.
“죽는 게 뭔지 알아?”
“다시는 엄마랑 친구들도 못 보고, 케이크랑 아이스크림도 못 먹고, 숨도 못 쉬고, 말도 못 하고, 심장도 안 뛰고, 몸도 못 움직여요. 영원히 다시는 못 깨어나는 거요.”
한문호는 놀란 표정으로 계속 물었다.
“무섭지 않아?”
“무서워요.”
길고 풍성한 하재은의 속눈썹에는 눈물방울이 매달려 있었다. 아이는 목이 메어 말했다.
“하지만 엄마가 그랬어요. 사람은 언젠가 다 죽는다고. 그게 이르냐 늦냐의 차이일 뿐이라고요. 아마 하느님이 제가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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