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화
하재은은 하지안의 어깨에 얼굴을 기댄 채 말했다.
“엄마, 그 나쁜 아저씨 찾아가지 마. 나 그 사람 골수 안 받을래.”
하지안은 가슴 아픈 것을 꾹 참으며 물었다.
“왜?”
“그 아저씨는 나쁜 놈이니까, 엄마를 괴롭혔으니까! 그러니까 그 사람 골수도 분명 나쁘고 냄새날 거야, 난 싫어!”
하재은은 입을 삐죽였다.
“그 아저씨 골수가 내 몸에 들어오면 나도 나쁘고 냄새나는 애가 될 거야!”
하지안은 입꼬리를 당겨 억지로 웃어 보였다.
백나연도 옆에서 거들었다.
“맞아, 맞아! 그 사람 피는 분명 까맣고 냄새날걸. 우리 재은이는 향기 나는 아기인데, 절대 냄새 나는 애가 되면 안 되지!”
하재은은 눈을 껌뻑이며 물었다.
“나연 이모, 왜 그 아저씨 피는 까맣고 냄새나요?”
백나연은 아무렇게나 지어냈다.
“그 아저씨는 망태 할아버지거든.”
“망태 할아버지가 뭔데요?”
“말 안 듣는 아이들을 커다란 자루에 담아서 잡아가는 무서운 할아버지야...”
하재은은 겁에 질려 몸을 웅크렸다.
“너무 무섭잖아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등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세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 뒤를 돌아보았다.
칼같이 다려진 양복 차림의 차건우가 고귀하고 냉담한 얼굴로 위압적인 기운을 내뿜으며 서 있었다.
차동연은 그의 옆에서 얌전히 손을 잡고 서 있었다.
하지안은 잠시 멈칫했다.
순간 그녀의 마음속에 위기감이 가득 찼다. 하지안은 하재은과 백나연을 등 뒤로 보호하며 경계심 가득한 얼굴로 차건우를 쳐다보았다.
‘차건우가 왜 여기에 왔지? 설마 우리 모녀를 경성에서 쫓아내려는 건가?’
하지안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차건우는 불만스럽게 눈을 가늘게 떴다.
이건 대체 무슨 반응인가.
하재은은 차동연을 흘끗 보더니 콧방귀를 뀌며 차갑게 흥 하고 소리를 냈다.
차건우의 시선이 하재은에게 닿자 눈빛이 몇 배는 더 차가워졌다.
‘골수를 기증하게 하려고 아들까지 울고불고 난리를 쳤는데, 이 반응은 뭐람. 예의라고는 눈곱만큼도 없군.’
“딸 교육을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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