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화

차건우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으며 표정이 굳어졌다. 감히 자기 전화를 끊다니! 그 모습을 본 고민석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대표님, 지금 바로 가서 도련님을 데려오겠습니다.” 차건우가 말했다. “아니, 학교 주소를 보내줘.” 고민석은 잠시 멈칫했다. 하지만 차건우의 얼굴에는 의미심장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의 아들은 만만치 않은 녀석이었다. 낯선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니 한 시간도 못 가 아수라장을 만들어 놓을 게 틀림없었다. 예상대로라면 하지안은 곧 차동연을 데리고 돌아올 것이다. 다른 한편. 택시 안. 차동연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세워주세요. 내릴래요!” 운전기사는 저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하지안이 서둘러 말했다. “계속 가주세요, 신경 쓰지 마시고요. 학교 가기 싫어서 떼쓰는 거예요.” 운전기사가 웃으며 물었다. “아드님이세요?” 하지안은 손을 내저었다. “아니에요. 친구 아이인데, 오늘 친구가 사정이 있어서 학교에 못 데려다줘서 제가 대신 가는 거예요.” 운전기사가 말했다. “그래요? 저는 아드님인 줄 알았네요. 두 분 눈이랑 입이 특히 닮았어요.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들보다 더 예쁘고 잘생겼네요.” “감사합니다.” 하지안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운전기사의 말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 차동연은 하민아의 아들이고 자신과 하민아는 아버지가 같은 이복자매였다. 아무리 밉다고 해도 명목상으로는 그의 이모인 셈이고, 몸에는 같은 하씨 가문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 조금 닮은 것도 정상이었다. 30분 후, 차는 유치원 문 앞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교문을 본 차동연은 초조하고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차동연은 고개를 돌려 그대로 달아났다. 이쪽에서 하지안은 막 결제를 마치고 고개를 돌렸다가 차동연이 이미 차들 속으로 걸어 들어간 것을 발견했다. 순간 하지안은 혼비백산 해서 빨간불도 무시한 채 황급히 뒤를 쫓아갔다. “미쳤어? 눈이 안보여? 빨간불 안 보여?” “돈에 환장했나, 목숨도 안 아깝고?” “운 좋은 줄 알아, 하마터면 치어 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