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3화
시상대를 내려가서 자리에 앉을 때까지 하지안은 줄곧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차건우는 타조 같은 행동을 하는 여인을 바라보며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원장 선생님이 드디어 운동회가 끝났다고 선포했고 하지안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유치원 밖으로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발을 내딛는 순간, 누군가가 그녀의 팔을 당겼고 어리둥절한 얼굴로 돌아보니 양서준의 엄마가 웃는 얼굴로 하지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동연이 어머님, 우리 카톡 친구 추가 할까요? 아까 찍은 사진을 보내 드릴게요.”
하지안은 의아한 말투로 물었다.
“사진? 무슨 사진이요?”
양서준의 엄마는 카메라를 들고 자신의 노동 성과를 보여주었다.
“동연이네 일가족이 너무 눈부셔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사진 몇 장 찍었어요.”
그 말에 차건우도 걸음을 옮겨 두 사람을 향해 다가갔다.
하지안은 자신과 차건우가 뽀뽀하는 사진을 보고 얼굴이 또다시 달아올랐다.
“서준이 어머님의 성의니까 그냥 받아.”
갑자기 뒤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안이 머리를 돌리니 차건우는 어느샌가 뒤에 와 있었고 한창 그녀를 바라보며 당연하다는 듯이 남편이 아내에게 당부하는 말투로 말하고 있었다.
하지안은 빨개진 얼굴로 대답했다.
“알았어요.”
그리고 두 번 다시 차건우를 쳐다보지 않았고 휴대폰을 켜고 양서준 엄마의 연락처를 추가했다.
차에 오른 후, 차동연은 하지안의 허벅지에 기어올라 만족스러운 얼굴로 트로피를 안고 살폈다.
차동연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하지안의 빨갛게 달아오른 볼을 어루만졌다.
“왜 이렇게 빨개요? 어디 아파요?”
하지안이 말했다.
“아니야.”
그러자 차동연은 머리를 갸웃하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
“그럼, 아빠랑 뽀뽀해서 부끄러운 거예요?”
그 말에 허가 찔린 하지안은 깜짝 놀라 차동연의 귀를 살짝 당기며 말했다.
“쉿!”
차건우는 고개를 살짝 돌려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하지안을 바라보았고 두 사람이 속삭이는 소리를 들으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 병원에 도착했다.
하지안이 문을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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