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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하지안은 처음에는 소경호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그녀의 디자인을 보고 한눈에 문제점도 정확히 지적해 줬으며 업무적으로 매우 성실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적으로 이런 모습이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 그녀는 이곳에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고 느꼈다. “소 본부장님, 죄송해요. 몸이 많이 안 좋아서 더 이상 게임을 못할 것 같아요.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하지안은 비틀거리며 일어나 가방을 챙겼다. 소경호가 비웃듯 말했다. “가고 싶으면 가. 자, 이 술 두 병만 마시면 보내줄게.” 하지안은 고개를 저었다. “정말 더는 못 마셔요. 실례하겠습니다.” 소경호는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잡고는 비꼬았다. “다 뻔히 아는 주제에 무슨 순수한 척이야? 게임하고 나랑 한번 자면 프로젝트 다시 진행 시켜줄게. 어때? 나 국세 그룹 큰아들이야. 말하면 말한 대로 해.” 하지안이 그의 손을 떼어내며 말했다. “소 본부장님, 자중하세요!” “하하하...” 소경호는 대단히 웃긴 말이라도 들은 듯 배꼽을 잡고 웃어댔다. “자중? 네가 스스로 찾아온 주제에 무슨 자중이야! 안 마시겠다면, 내가 직접 들이부어 주지!” 엿듣고 있던 진아연이 이때다 싶어 술병을 가로챘다. “소 본부장님, 제가 대신 들이부어 드릴게요.” “그래, 너 해 봐.” 진미연은 하지안 앞으로 다가가 술병을 들어 그의 입에 들이붓기 시작했다. 그녀는 하지안을 극도로 싫어했다! 오늘 밤 이렇게 예쁘게 꾸민 것도 모두 소경호 때문이였다. 소경호가 60억원짜리 작품에 투자했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비록 몇 년 동안 연예계 탑에서 자리를 지켜왔지만 대박을 칠 기회는 항상 아쉽게 놓치곤 했다. 오늘 밤 간신히 소경호에게 접근하는 데 성공했고 그 역시 자신에게 호의를 보여 서로 뜻이 통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웬 방해꾼이 나타나다니. 그녀가 하지안을 미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안의 얼굴은 점점 시뻘개졌고 하다못해 소경호도 아니다 싶어 진미연을 밀쳐내며 말했다. “저 여자는 내가 오늘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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