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0화
하지안이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이 공사의 설계 담당입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제게 직접 물으세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기자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었다.
순식간에 플래시가 터지고, 수십 개의 마이크가 그녀 앞으로 몰려 있었다.
“현장이 왜 갑자기 붕괴된 겁니까? 원인이 밝혀졌나요?”
하지안은 숨을 고르고 차분하게 대답했다.
“아직 원인은 확실치 않습니다. 어제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전 인력이 구조와 수습에 투입됐습니다. 지금은 생존자가 우선입니다. 원인은 조사 후, 결과가 나오는 즉시 공개하겠습니다.”
“확인된 사상자가 일곱 명이라고 합니다. 사망 네 명, 부상 세 명, 사실입니까?”
그 질문에 하지안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잠시 말이 막혀 고개를 떨군 채 침묵하다가, 마침내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부상자 처리는 어떻게 합니까? 가족들에게는 통보됐나요?”
“네. 이미 연락을 드렸습니다. 앞으로의 보상 문제도 회사와 상의해 최대한 유가족들의 요구를 반영할 겁니다. 그분들의 상처를 더 이상 키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러자 몇몇 기자가 날카롭게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런 대형 사고가 일어난 건, 귀사 측의 대응이 늦었기 때문 아닙니까?”
하지안은 눈빛을 곧게 세우고 맞받았다.
“오늘 오후 회사와 협의해, 사고 발생 직후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부탁드립니다. 곧 희생자 가족분들이 이곳에 도착하실 겁니다. 부디 단어 하나, 질문 하나에도 신중해 주십시오. 상처를 들쑤시는 보도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잠시 정적이 흘렀고, 웅성거리던 기자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한편, 대기실 안.
여직원 둘이 스마트폰을 붙잡고 수군거렸다.
“세상에, 진짜 재수 없다. 분양받자마자 이런 사고라니... 집은 도대체 몇 년이나 미뤄지는 거야?”
“뭔데 그래?”
화장을 고치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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