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8화
이마를 짚은 채 한참을 망설이던 하지안이 마침내 떨리는 손으로 수락 버튼을 눌렀다.
“왜 이제야 받는 거야?”
남자의 낮고 무거운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흘러나왔다.
“못 들었어요.”
하지안이 짧게 대꾸하자 그가 추궁하듯 물었다.
“연회가 벌써 시작됐는데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 당장 기사를 보내 데리러 가게 하지.”
하지안의 입가에 서늘한 웃음이 번졌다.
‘거기서 뭘 보여주려고 이러는 건지… 하민아랑 다정하게 끌어안고 있는 모습이라도 보라는 거야?’
“안 가요. 오늘 할 일 있어서 못 가요.”
차건우의 턱선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가 이를 갈며 물었다.
“무슨 일인데? 꼭 오늘 가야 해?”
하지안이 숨을 길게 내쉬며 단호히 내뱉었다.
“내가 무슨 일을 하든 건우 씨랑 상관없잖아요. 당신한테 보고할 이유도 없고요.”
그녀는 차건우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매정하게 전화를 끊어버렸다.
잔뜩 찌푸린 얼굴로 핸드폰을 내려다보던 남자가 짧게 혀를 찼다.
오늘의 하지안이 어딘가 낯설게 느껴졌다.
다음 날 오후.
유치원에서 하재은을 픽업한 하지안은 곧장 집으로 돌아가는 대신 차씨 가문 저택으로 향했다.
하민아와 차건우를 다시 마주하는 건 싫었지만 해야 할 일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저택의 문을 열자마자 다리를 꼬고 소파에 앉아 여유롭게 TV를 보는 하민아와 마주쳤다.
그녀는 행복한 얼굴로 과일을 먹고 있었다.
하지안을 발견한 하민아가 순간 낯을 굳혔다.
“여긴 또 왜 온 거야?”
“일하러.”
하지안이 무감정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하민아의 미간이 바짝 좁혀졌다.
“지금부터 넌 해고야. 앞으로 동연이 미술 선생님으로 출근할 필요 없어. 새로 뽑을 거니까.”
그녀는 하지안과 차건우 사이의 모든 접점을 잘라내야 했다.
핑계 따윈 중요하지 않았다.
“넌 날 해고할 자격 없어.”
하지안이 무심하게 받아쳤다.
“날 고용한 차 대표님이야. 월급도 그분이 주시고. 날 내치고 싶으면 그분더러 직접 하라고 해.”
“너…!”
하민아가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차건우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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