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2화
재벌 사모들이 하지안을 모욕하는 소리를 들으며 하민아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분이 좋았다.
“됐어,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도록 하지. 너한테 준 교훈이라고 생각하고 다시는 그러지 마.”
하민아는 온화한 어조로 말하며 스스로 관대한 사람처럼 보였다.
“차 사모님은 어쩜 마음씨도 이렇게 좋아?”
“그러게요, 저런 수준 사람이라면 일반 가정에서도 자기 아이를 맡기지 않겠죠. 하물며 우리 같은 재벌 가문이야 말할 것도 없고요. 제대로 혼쭐을 내주셔야 해요.”
김진희는 그렇게 말하며 직접 하민아에게 과일차를 따라주었다.
하민아는 여유롭게 그녀의 서비스를 즐기며 과일차를 홀짝였다. 순간 자신이 상류 사회의 귀부인이 된 듯한 착각에 빠졌고 하지안은 그녀의 구두조차 닦을 자격도 없는 천한 평민처럼 느껴졌다.
이런 우월감은 하민아를 황홀하게 했고 그녀는 더없이 즐거웠다.
하지안을 흘끗 바라본 그녀는 붉은 입술을 올려 웃었다.
“아마 생활이 어려워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었던 거겠죠. 새롭게 시작할 기회를 주는 거예요. 지금이라도 차씨 가문에서 떠나기만 한다면요.”
“가난이 이유가 될 순 없죠. 사모님이 너무 좋게 말씀하시니까 저런 애가 감히 차씨 가문까지 기어들어 오는 거 아니겠어요? 그런데 가정교사는 교사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김진희는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하지안 앞으로 걸어갔다.
“혹시 교사 자격증 있으세요? 지금 당장 꺼내서 보여주세요.”
하지안은 평온한 얼굴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오늘 이 자리는 애초부터 함정이었다. 하민아가 이렇게 많은 재벌 사모를 불러 모은 건 하지안을 골탕 먹이고 수치심을 주기 위해서였다.
김진희는 더 거세게 몰아붙였다.
“차 사모님은 좋게 말씀하시면서 그냥 넘어가시겠지만 나는 그렇게 착하지 않아요. 벙어리 흉내 내지 말고 빨리 꺼내요!”
하지안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없어요.”
“없다고요?”
김진희는 분노와 과장이 뒤섞인 표정으로 하지안을 노려보았다.
“교사 자격증도 없으면서 감히 차씨 가문 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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