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3화

차건우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 글자 한 글자 또렷하게 내뱉었다. “이게 지금 무슨 짓이야?” 그 말에 김진희는 마치 공을 세울 기회를 얻은 듯 서둘러 나섰다. “차 대표님, 이 뻔뻔한 여자는 그림 실력이 세 살짜리 아이보다 못합니다. 게다가 교사 자격증도 없으면서 감히 도련님을 가르치겠다고 왔잖아요. 사기꾼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대신 혼내주고 있었던 겁니다.” 다른 재벌 사모 한 명도 아첨하듯 하지안의 그림을 내밀었다. “차 대표님, 이 여자가 그린 그림 좀 보세요. 제 아들 그림보다도 못해요.” 하지만 차건우는 그 말들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고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그저 그의 몸에서 풍겨 나오는 음산한 기운만 점점 더 깊고 짙어졌다. 몇몇 재벌 사모들은 그가 하지안 때문에 격분했다고 착각했고 하민아조차 흥분해 눈을 부릅뜨며 다음 장면을 기다렸다. 그 순간, 차건우가 손을 크게 휘둘렀다. 체중 85kg의 김진희는 뒤로 몇 걸음이나 밀려나 벽에 뒷등이 세게 부딪쳤다. 고통이 몰려왔지만 감히 신음조차 낼 수 없었다. 차건우는 냉담한 얼굴로 얇은 입술을 열었다. “이 여자가 그림을 잘 그리든 못 그리든 당신들과 무슨 상관이지? 시끄러우니까 당장 나가.” 김진희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고 멍하니 굳어 섰다. 정신을 차린 뒤에도 억울함을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차 대표님, 저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화가 협회 회장이고 그림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압니다. 제가 도련님께 더 훌륭한 스승을 찾아드릴 수 있어요!” “네깟 게 뭔데 차씨 가문에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야?” 차건우의 눈빛은 날카롭게 번뜩였고 목소리는 살을 에는 듯 차가웠다. “내 눈앞에서 당장 치워.” “알겠습니다, 차 대표님.” 고민석이 경호원들을 이끌고 김진희의 팔을 거칠게 붙잡아 차씨 가문 별장 밖으로 끌어냈다. 거실에 남은 재벌 사모들은 모두 겁에 질려 서로 눈치를 보았다. 누구도 이런 결말을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이어 차건우의 시선이 하민아에게 향했다. 눈빛은 매서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