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9화
영화관에 도착해 티켓을 산 후 하재은이 팝콘을 사달라고 떼를 쓰자 하지안이 말했다.
“이제 겨우 몸이 나아졌으니까 조금만 먹어.”
“알았어.”
하지안이 줄을 서서 팝콘 두 개를 사니 하재은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지안, 나한테 팝콘 좀 적게 먹으라면서 두 통이나 샀네.”
“오늘은 새해 첫날이잖아. 영화관에서 1+1 이벤트를 하길래 산 거지. 너 먹으라고 산 게 아니야.”
하재은이 콧방귀를 뀌었다.
“싼 것 좋아하는 여자.”
하지안이 살짝 웃으며 고개를 들다가 마주 오던 차건우, 차동연, 그리고 하민아를 발견했다.
그녀의 동공이 움찔하며 가슴이 격하게 오르내렸다.
세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이 유난히 눈에 거슬렸다.
하재은은 정작 신이 나서 펄쩍펄쩍 뛰어갔다.
“동연 오빠, 어떻게 왔어?”
“영화 보러 왔어.”
하재은이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
“그런데 어제는 분명 일이 있어서 못 온다고 했잖아.”
차동연의 작은 얼굴이 싸늘했다.
“아빠, 엄마랑 같이 영화 보러 오기로 했으니까. 너랑은 볼 수가 없지.”
“그래.”
하재은은 조금 실망한 듯했다.
정신 차린 하지안이 앞으로 걸어갔다.
두 눈이 마주친 순간 차건우는 저도 모르게 목젖이 꿈틀거리며 왠지 마음이 뜨끔했다.
그가 얇은 입술을 움직이며 말을 꺼내려는데 하지안은 그를 무시하고 몸을 굽혀 차동연에게 팝콘을 건넸다.
“자, 너랑 재은이가 한 통씩 먹어.”
차동연은 받지 않고 오히려 작은 얼굴을 옆으로 돌렸다.
“안 먹어요. 난 엄마가 있으니까 엄마가 사주면 돼요.”
하지안이 멈칫했다.
차동연이 하민아를 엄마라고 부르는 말에 어쩐지 그녀는 심장을 바늘로 쿡쿡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차건우는 차동연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받아.”
차동연은 고집스럽게 작은 손을 뻗어 하지안이 건넨 팝콘을 뿌리쳤다.
“난 다른 사람이 주는 건 안 먹어요. 엄마가 사준 팝콘만 먹을 거예요.”
하지안은 그 말에 저도 모르게 손이 흠칫 떨리며 누군가 심장을 꽉 움켜쥐는 것 같았다.
하민아는 이 모습을 지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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