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화
다음 날 아침 6시, 회사 정문 앞에 모든 직원이 모였다.
대형 버스 안에서 하지안과 진문아는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워크숍 장소는 왜 안 바꾸는 걸까? 한강 마을은 벌써 다섯 번이나 갔잖아. 정말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아.”
하지안은 궁금해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자주 갔어?”
“너 몰라? 한강 마을에 봉은사라는 절이 있는데 엄청 영험하대. 우리 엄마가 항상 데리고 가서 소원 빌고 또 갚으러 가거든.”
하지안은 원래 기운이 없었지만 그 말을 듣자 흥미가 생겼다.
“정말 그렇게 영험해?”
“응. 우리 아빠가 건축 현장에서 떨어져서 의식불명으로 중환자실에 누워 계셨는데 엄마가 달려가서 소원을 빌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깨어나셨어. 그때부터 집안에 무슨 일이 생기면 엄마는 꼭 절에 가셔. 어쨌든 매번 효과가 있었어.”
앞자리에 앉아 있던 장소연도 못 참고 뒤돌아보며 물었다.
“인연은 어때? 영험해? 주소 내 카톡으로 보내 줘.”
진문아는 눈을 흘기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장소연은 불쾌한 듯 욕을 내뱉었다.
“사람들이 미신을 믿는 건 두려움 때문이고 두려워하는 건 결국 무지하기 때문이에요.”
진문아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조롱했다.
“어머 부러움이 철철 넘치는데요?”
장소연은 씩씩대며 쏘아보다가 고개를 홱 돌렸다.
하지안은 그 대화를 마음속 깊이 새겨두었다.
세 시간을 달려 한강 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11시가 넘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최우성이 다가와 불평했다.
“어젯밤에 내 차 타고 같이 오기로 했잖아?”
“그때 상황 봐서 한다고 했지 약속한 건 아니에요.”
하지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로 조금은 거리를 두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괜히 헛소문이라도 돌면 곤란하니까요.”
최우성은 눈썹을 치켜올리고 능글맞은 웃음을 지었다.
“나랑 스캔들이라도 나면 어때? 오히려 네가 득 보는 거지.”
“그 복은 다른 여자한테 주시죠. 저는 필요 없어요.”
최우성은 갑자기 두 걸음 앞으로 다가와 능글맞게 하지안의 턱을 쥐고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왜 나랑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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