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화
“형, 밤새 설거지하면 저 죽을지도 몰라요.”
최우성이 훌쩍이며 말했다.
“설거지하다 죽었다는 말은 들어본 적 없어.”
차건우의 얼굴은 냉담했다.
“데려가.”
매니저는 어쩔 수 없이 최우성을 데리고 물러났다.
싸늘한 표정의 하지안을 향해 차건우가 엄한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네 신분이 뭔지 잊었어?”
하지안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차갑게 받아쳤다.
“밥 먹는 거랑 신분이 무슨 상관이에요? 대통령이라도 배고프면 밥 먹죠. 게다가 제 신분이 뭐라고요? 그저 가짜일 뿐인데.”
차건우의 어조는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
“가짜라도 지금은 차씨 가문의 사람이야. 당장 차씨 가문 저택으로 돌아가. 그렇지 않으면 두 번 다시 발 들일 생각 마.”
하지안은 그에게 실망해 더 이상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분히 말했다.
“내일 회사 워크숍 때문에 외지에 가야 해서 못 돌아가요.”
차건우는 비웃음을 터뜨렸다.
‘핑계도 참 유치하군.’
“최우성도 가는 거야?”
하지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같은 차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도 최우성 씨가 차건우 씨보다 훨씬 친근하잖아요.”
순간 차건우의 얼굴은 빙하처럼 얼어붙었다.
“그렇게 좋다면 최우성이랑 같이 설거지라도 하지 그러냐?”
참아왔던 울분이 터져 나온 하지안은 곧장 맞받아쳤다.
“말 안 해도 그럴 거예요. 최우성 씨가 저 대신 화풀이 당한 거잖아요.”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주방으로 향했다.
차건우의 눈빛은 칼날처럼 차가웠다.
멀리서 그 장면을 지켜보던 하민아는 하지안이 벌을 받는 걸 확인하자 굳었던 얼굴에 미소를 띠며 다시 기세등등해진 기분을 만끽했다.
그녀는 하지안을 흘끗 바라보며 득의양양하고 도발적인 미소를 지었다.
‘봤지? 차건우 씨는 여전히 나를 아껴.’
하민아는 심지어 차건우가 자신을 위해 친동생에게 벌을 내렸다고 믿었다.
비록 허민수를 망치고 수천만 원을 물어냈지만 차 도련님과 하지안의 사이가 이렇게 갈라진 걸 보니 충분히 값진 결과였다.
돌아오는 길 하민아는 옆에 앉은 남자의 차가운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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